한나라당과 민주당이 4일 인천에서 맞붙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오후 4시 부평구 롯데백화점앞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이보다 1시간 앞선 오후 3시 신세계백화점앞에서 각각 가두유세전을 펼친 것.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다행스럽게도 신세계백화점을 제외하고는 유세장소가 다른 데다 신세계백화점앞 유세전도 2시간 정도 시간차를 두고 전개해 이날 인천 거리에서 서로 만나는 일은 없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오후 4시 부평 롯데백화점앞에서 유세를 시작해 5시 신세계백화점, 6시 연수구 롯데마트앞 유세전을 마친 뒤 부천역으로 이동.
 
반면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오후 3시 신세계백화점앞에서 가두연설을 갖고 이어 남구 용현동 용현시장앞 거리에서 유세전을 마쳐 모처럼 인천지역이 열전현장 중심에 선 하루가 됐다.
 
○…민주당 인천선대본부 관계자들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이날 부평과 남동, 연수구 등 3개 지역을 돌며 유세전을 펼치자 남동과 남구 두곳에 그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다소 인천을 소원하게 보는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까 전전긍긍하는 모습.
 
특히 민주당 관계자들은 오는 6일 시지부 후원의 날 행사에 맞춰 정당연설회를 갖기 때문에 이날 노무현 후보의 인천 방문은 특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크게 고무됐었으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유세와 겹치게 되자 일이 꼬인다는 표정.
 
○…이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인천유세전은 유세방법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여 눈길.

한나라당의 경우 부평 롯데백화점앞에서 열린 첫 가두연설회에 무려 3천여명이 운집해 지구당별로 당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보여진 반면 노무현 후보 유세장인 신세계백화점앞은 300여명만 모여 무려 10배나 차이가 날 정도.
 
이와 관련, 민주당 인천선대본부 관계자는 “사실 국민참여운동본부와 개혁정당 등 노사모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며 “이번 대선전 내내 지구당 선대위별 인원동원 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들은 “대선 유세장에 300명에서 500여명의 청중이 운집했다면 누가 믿겠냐”며 “돈안드는 선거, 자발적인 선거로 가야겠지만 먼저 이를 실행하다보니 약간 손해보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섭섭한 눈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선후보 수행 규모에서도 한나라당이 압도적이어서 대비되는 모습.

이회창 후보는 이부영, 김덕룡 최고위원을 비롯해 남경필 대변인 등 중앙선대위 관계자들이 따라 붙고 지구당위원장들과 시의원 등 지역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으나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은 신세계백화점 유세에 김상현 상임고문만 모습이 보였고 얼굴이 보이지 않는 지구당 선대위원장도 있어 다소 자유분방한 느낌.
 
이처럼 청중수와 수행규모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자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한나라당 인천유세의 경우 확보한 거점지에 사령부가 이동하는 것과 같고 민주당은 소규모 전투부대가 게릴라전을 펼치는 양상으로 보인다고 한마디.
 
○…노사모들은 이날 유세 1시간전부터 신세계백화점앞에 삼삼오오 모여 노란머플러 물결을 이루더니 크리스마스 캐롤과 고래사냥 등을 개작한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는 등 분위기 고조에 한 몫.
 
인천노사모들은 노무현 후보가 나타나자 `희망의 돼지저금통' 수십개와 동전으로 가득찬 대형 생수통을 전달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연호.
 
국민참여운동본부 명계남부본부장은 이날 찬조연설에 나서 혼자서 무려 30여분간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눈길.
 
김정렬기자·jrkim@kihoilbo.co.kr
한동식기자·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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