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 신입사원들의 지식 및 기술수준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가 예상보다 크게 낮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최근 전경련이 주요 회원사 인사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 100점 만점에 26점에 불과해 우리의 대학교육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에서다. 이번 조사에선 한마디로 실습 및 현장교육과 창의력 교육이 잘못됐음 말해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더구나 조사결과에선 기업들이 한결같이 산업수요와 괴리된 대학교육의 부실을 지적한 것을 보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신입사원에 대한 기업들의 사내교육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하니 알만하다. 하긴 우리의 대학은 미국 등 다른나라에 비해 대학입시생간의 경쟁은 치열하지만 대학간의 경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교육공급자인 대학측면에서도 우리는 독점, 다른나라는 완전 경쟁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뽑아 놓고도 이들을 실제 활용하기까지 상당한 비용과 시차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실한 대학교육이 기업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재교육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경력사원 채용으로 필요인력을 충당한다고 하니 대학교육 부실이 대졸실업자 양산이란 또 다른 심각한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아무튼 기업들은 변화하는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학제개편을 주된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고는 하지만 이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동안 누차 지적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변화에 경직적이었고 결국 이것이 누적돼 작금의 심각한 불신을 초래하고 말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는 교육에 대한 기업의 불신이 이러하다면 그토록 강조하는 산·학협동 연구는 더 기대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대학도 이제 변화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대학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도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더 이상 미적거릴 일은 아니다. 우선 기업의 요구사항이 대학교육에 즉시 파급될 수 있는 산·학교류 채널부터 만들어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는 대학 스스로 변화하고 서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며 아울러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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