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알려져 있는 조선후기 시인 난고(蘭皐) 김병연(金炳淵.1807-63)을 '9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김병연은 해학과 풍자를 담은 시와 행동으로 많은 일화를 남긴 인물이다.

조선조 순조 7년 경기도 양주군 북한강변에서 태어난 김병연은 5세 때인 1812년 12월 평안도 지방에서 일어난 '홍경래의 난'으로 인해 운명이 바뀐다. 당시 조부 김익순이 선천군 부사 겸 방어사였는데 적에게 협력하고 탈출한 뒤 남의 공을 가로챘다는 이유로 대역죄를 받아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조부를 제외한 가족들은 목숨을 건졌고, 그는 형과 함께 황해도 곡산으로 피해 갔다. 이어 강원도 영월에 숨어 살던 김병연은 20세 때 영월 관아에서 실시한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한양에서 신분을 숨기고 2년 쯤 명문대가의 자식들과 사귀면서 벼슬로 나아갈 길을 찾는다.

그러나 그는 부정부패로 얼룩진 벼슬길을 포기하고 방랑길에 나선다. 그는 불의와 부정을 만나면 해학과 풍자시를, 절경과 가인을 만나면 서정시를 읊었다. 한시의 전통적 형식을 해체했을 뿐만 아니라 내용의 민중성으로 인해 그의 문학사적 의의를 재평가하는 작업이 후대에 활발하게 펼쳐졌다.

35년간 방랑생활을 하다 전라도 동복현(전남 화순군 동복면) 달천변에서 56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했던 그는 1천여편의 시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해방 이전부터 북한에서 활동했던 작가 이응수(1909-64)가 전국에 흩어졌던 시들을 모아 1936년 첫시집인 「김립 시집」을 발간하는 등 그의 시는 지금까지 456편이 전한다.

문화인물 선정과 관련해 강원도 영월군, 시선 김삿갓 유적보존회 등은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했다.

9월 27일 오후 2시 강원도 영월군 문화예술회관에서 「난고 김삿갓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이어 28-29일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김삿갓 유적지 일원에서 길놀이,고유제, 한시 백일장, 전국휘호대회, 전국 김삿갓 만화그리기 대회, 김삿갓 풍물 한마당 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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