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구직자의 과반이 채용기관의 연령제한 때문에 지원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는 지난 6월15일부터 보름간 서울지역 남녀 510명(20세 이상)을 대상으로 연령제한에 대한 국민의식을 조사했다.
 
30일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 구직자의 57.8%가 연령제한 탓에 아예 지원을 포기했다. 이는 남성의 38.7%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지원했다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서류심사나 면접에서 탈락했다는 경우도 여성 29.0%, 남성 22.0%에 달했다.
 
채용시 연령제한 규정에 대해 86.1%가 부당하다(`매우' 48.6%, `그런 편' 37.5%)는 견해를 피력했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을 종용하는 등 연령을 기준으로한 퇴직순위 결정에도 91.6%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여협이 지난 6월10일부터 1개월간 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Work-net'과 인크루트, 스카우트, 휴먼피아 등 민간 채용사이트의 구인·채용광고를 모니터한 결과 전체 1만1천188건 가운데 6천112건(54.6%)이 연령제한을 두고 있었다.
 
특히 사무 관련직과 서비스직 구인광고는 3분의 1 가량이 20대 초반에서 연령을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기업인 S그룹도 3급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만 20~29세로 연령을 제한한 인력채용 규정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이 작년 8월 27일부터 한달 반에 걸쳐 경인지역의 사업체 1천3곳(50인 이상)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에서도 47.0%의 경우가 연령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여협 주최로 열린 `모집·채용에서의 연령제한과 여성노동권' 전문가 워크숍에서 “업무에 필요한 능력 이외의 조건 때문에 취업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은 차별로, 철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