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감 취임이후 학생들의 학력신장 시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와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와 지지를 받고 있으나 일부 교원단체의 반대로 좌초위기에 처해 시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고 한다. 매번 평가 실시 계획이 나오기만 하면 일부가 반기를 들고나서고 여기에다 일부 공무원들도 동조해 한창 학업에 매진해야할 학생들만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 우리 교육의 실상이다.

학력향상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학교의 학습분위기 개선이 중요하고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기초학력을 확실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 여기엔 학력평가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역간, 학교간 학력격차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평가는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오늘날 우리의 공교육이 붕괴되고 사교육이 비대해진 원인을 찾는다면 가장 큰 이유가 학생들을 입시지옥으로 몰아가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지 않는 학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학교는 친구를 만나 놀기 위한 곳으로 전락하고 공부는 학원에 가서 한다는 학생들의 주장에 당국은 귀기울이고 반성해야 할 때다.

평가를 놓고 찬성과 반대가 분분한 가운데 지난 10월 전국의 초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진단평가 때에도 일부 교원단체가 초등생까지 점수경쟁에 몰아넣는 입시중심의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극렬하게 반대투쟁을 벌여 자칫 교단의 파행을 불러올 위기에까지 몰렸던 경우가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고교 1학년생에 걸친 학생중 초등 3학년 수준의 기초학력도 갖추지 못한 학습부진아가 100명당 1명에 달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학력향상 대책마련은 한치 소홀할 수 없다고 본다. 문제는 우리가 시험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알레르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대학입시가 수험생의 일생을 좌우하는 시험으로 인식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이 치르는 모든 시험이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정책이나 제도는 수없이 바뀌어 왔다. 그러나 어떤 교육정책이나 제도도 우리 사회에 고질적인 학벌주의 가치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런 현실에서 인성교육과 창의성 교육도 중요하지만 학력을 기르는 일 또한 중요하다. 더이상 평가에 대해 과민반응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학력평가의 결과가 교사 자신의 평가로 이어질까 두려워 일부 교원단체가 학력평가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이라는 일부 일선 교육계의 소리가 한낮 기우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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