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의 역사는 곳 한반도의 역사다.

내혜홀이라 불리던 고려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영광과 좌절을 함께 하며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안성의 역사도 시작됐다.

반만년 이어져 내려온 우리 민족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한 역사가 그대로 살아 숨쉬는 도시 안성.

지금까지도 옛 선인들의 전통과 정기를 지키며 살아가는, 정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방할 수 없는 멋과 낭만을 간직한 도시 안성을 가봤다.〈편집자 주〉
 

【안성】◇풍부한 역사적 발자취=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이 머무는 곳 마다 우리의 역사적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곳이 안성이다.

우아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석탑들, 은은한 미소 속에 수천 년의 세월을 담고 있는 불상에서는 우리선조들의 예술 혼이 그대로 배어져나온다.

대표적인 곳이 안성시 죽산면 칠현산 기슭에 자리 잡은 고찰 칠장사.

고려 1014년(현종 5년) 혜소국사가 7명의 악인을 제도해 모두 도를 깨달게 했다는 고사에 따라 칠장사가 깔고 앉아 있는 산자락을 칠현이라 부른다. 이들 칠현인들이 오래 머물렀다 해 모두들 이곳을 칠장사라 부르게 됐다.

국보 296호 오불회괘불탱을 비롯해 보물 488호 혜소국사비, 삼불회괘불탱 등 국·보물급의 문화재가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어 단순 절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불교문화의 보물창고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하겠다.

칠장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륵불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기도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들의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곳이기도 하다.

모 방송국의 드라마를 통해 잘 알려진 `궁예'가 유년시절을 보내며 활 연습을 했다는 활터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드라마 `여인천하'로 알려진 갓바치스님(병해대사)과 제자인 임꺽정 이야기의 발언지로도 유명하다.

칠이 벗겨져 고목의 투박한 빛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대웅전의 오래된 기둥과 낡은 외벽은 옛스러운 멋을 그대로 풍기며 칠장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밖에도 안성에는 청룡사 동종 등 10여 점의 보물들과 유기장, 태평무, 줄타기 등 중요무형문화재, 안성남사당 풍물놀이 등 29가지의 경기도 유·무형문화재가 있으며 죽주산성 등 8점의 경기도 기념물, 안성향교 등 11점의 경기도 문화재자료와 마애선각자불상 등 34점의 향토유적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안성의 문화재는 특별함 그 이상으로 존재하고 있다.
 
◇전통을 이어가는 고장=전통문화를 지켜 나가고 현대 문화를 발전시켜 가는 안성 사람들의 노력은 늘 새로운 문화조류를 형성해 왔다.

안성맞춤의 대명사 안성유기가 바로 그것이다. 안성맞춤은 장인정신에서 태어난 언어다.

보리밥이나 잡곡밥을 주식으로 삼던 지방의 경우 그릇이 투박하고 컸던 데 반해 안성유기는 쌀밥을 주식으로 먹던 서울과 경기일원의 사대부와 양반가에 주로 팔려나갔다. 조형미와 기능이 비할 데 없이 탁월했기 때문이었다.

장에 내다 판 평민용 그릇은 `장내기', 양반가의 주문에 맞춰 제작한 유기는 `모춤(맞춤)'이라고 불렸다. 안성유기의 특징은 바로 모춤에 있었다. 안성맞춤의 말은 여기서 생겨났다.

기형이 아름답고 정교하며 눈부신 광채로 500여년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안성유기.

장인정신과 뛰어난 솜씨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안성유기는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77호인 유기장 김근수옹에 의해 명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안성유기와 더불어 무형문화재 17호인 입사장 이경자씨가 금과 은을 실처럼 뽑아 정교한 예술작품을 빚어내는 입사의 화려하고 정교한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예술 혼을 불사르고 있다.
 
◇자연과 벗할 수 있는 낭만=안성에는 유독 큰 호수가 많다. 때문에 계절의 정취에 흠뻑 취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안성시 고삼면 월향리에 위치한 고삼호수.

84만 평 규모로 도내에서 3번째 큰 대형 저수지로 강태공들에게는 이미 소문난 낚시터이기도 하다. 수초가 잘 발달돼 해마다 월척 급 떡 붕어와 토종붕어가 많이 낚여 손맛이 그리운 수도권 낚시인들에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저수지다.

또 연안 굴곡이 많고 세 개의 섬이 있어 낚시터는 물론 수려한 경관까지 자랑하며 각종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고삼호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촬영지로 선택될 만큼 마치 `동양화'같은 아름다움이 베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45만3천 평 규모의 금강호수가 있다.

초가을이 되면 잉어와 굵은 붕어를 같이 낚을 수 있다. 특히 봄에는 떡 붕어, 여름 밤 낚시에는 토종붕어, 가을철에는 잉어가 잘 낚이는 곳으로 강태공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도시인들이 동경하는 조용하고 아늑하며 한적해 강태공들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는 10여 개에 이르는 호수에서 낭만을 즐겨 볼 수 있다.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멋=창문만 열어도, 문 밖에만 나서도 푸르게 펼쳐져 있는 대자연. 하늘이 베풀어 준 오염되지 않은 빼어난 자연경관은 안성의 또 다른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대 자연의 축복 속에서 만끽하는 멋진 드라이브와 레저 스포츠는 삶의 질을 높이고 편안한 안식을 찾을 수 있다.

안성시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로는 안성IC~공도읍 웅교리~대덕면~양성면으로 이어지는 배꽃 길 코스다. 길따라 양편 언덕을 가득 메운 배나무 위에 내려앉아 있는 꽃들은 흡사 붓에 하얀색 물감을 묻혀 뿌려놓은 듯 세상을 하얀 점들로 뒤덮고 있다.

은은히 풍겨 나오는 배꽃의 향취는 여느 유명 향수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다.

또 청룡사 주변 드라이브코스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청룡사 드라이브의 하이라이트는 38번 국도다. 왕복 4차선으로 곧게 뻗은 길로 시원스레 달리다 보면 사계절 각 계절의 정취를 진하게 맛볼 수 있다.

또 고삼호수, 금광호수, 석남사, 마둔 호수 주변도로도 드라이브코스로 이름이 높다.

무엇보다 안성에는 풍부한 녹지 공간·최적의 편의시설을 갖추어 넉넉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있는 레저 공간인 골프클럽이 10여 개에 이른다.

삶의 질을 높이고 편안한 안식을 찾기 위한 골퍼들의 발길이 365일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전 코스가 천연 지세 속에 묻힌 신세대 조형감각의 능선 모양을 따라 구성된 코스와 주변에 펼쳐지는 자연경관이 빼어나게 아름다우며 홀 전 코스가 남·북향으로 놓여 있어 태양광선에 의한 장애를 받지 않고 라운딩을 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유실수를 위주로 조성된 식목, 사시사철 푸르름을 유지하는 벤트그라스의 그린전경, 1홀 One그린, Second 샷, 혹은 Third 샷에서 그린의 모습이 보이도록 설계된 코스 등 대부분의 코스들이 골프의 설계원칙이 담겨져 있다.

안성은 뜨거운 힘을 가진 곳이다. 안성은 비약적 발전의 시대인 21세기를 이끌어갈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정신문화를 이끌어가는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농업과 관광레저산업의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수도권 신흥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꿈과 기회의 땅. 미래를 향한 안성인들의 힘찬 날개짓을 우리 모두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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