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분단이 고착화된 그 시점부터 평화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북과 대치하는 접적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상징되는 동족상잔의 아픔이 그랬고 서해바다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무력충돌, 도시를 흉물스럽게 둘러싼 해안 철책선 등 인천은 진행형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 그 자체였다.

그러한 긴장은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우리민족대회를 통해 조심스럽게 녹아 내리기 시작했으며 안상수 시장의 방북에 따른 성과는 인천이 통일을 준비하는 평화의 도시로서 자리매김 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본보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통일을 준비하는 평화의 도시 인천의 모습을 조명해 봤다.〈편집자 주〉

◇긴장에서 평화로
 
인천이 평화의 도시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6월14~16일까지 문학벌을 뜨겁게 달궜던 우리민족대회가 계기라 할 수 있다.

6·25 전쟁을 반전시킨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되고 전시 상황이 아님에도 남북이 총부리를 겨눴던 그리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서해교전이 두 차례나 인천에서 벌어지면서 인천은 영영 전쟁의 도시로 낙인이 찍히는 듯 했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 4돌을 기념해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인천에서 우리민족대회가 열리면서 더 이상 인천은 분단과 전쟁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북측은 남한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100여 명이나 되는 대표단을 보내왔으며 그동안 남북교류행사에서 소외됐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와 재중조선인총연합회 소속 동포들이 독자적으로 대표단을 꾸려 대회에 참석하면서 남북의 긴장은 동포애를 확인하는 자리로 변했다.

남북 예술공연이 열린 문학경기장에는 뜨겁다 못해 녹아버릴 정도의 통일의 열기에 동참하려는 2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운집해 아픈 과거를 안고 살아온 인천을 통일의 도시 평화의 도시로 바꿔놓았다.

우리민족대회를 통해 남북화해협력의 물꼬를 튼 인천의 기운은 남북경제교류 협력방안으로 형상화되고 안상수 시장의 방북을 통한 합의문으로 화해협력의 선봉도시로서 자리매김 되고 있다.

 
◇경제교류를 통한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상

우리민족대회를 통해 남북화해협력의 물꼬를 튼 인천은 남북교류를 보다 구체화하고 정부의 남북교류협력 및 통일정책 사업을 시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최초로 남북협력조례를 만들었다.

남북협력조례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200억 원 규모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하고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설치를 통해 민간부문의 문화·학술·체육·경제분야 교류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정부사업과 관련한 시 차원의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조례제정과 함께 남북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인천-개성간 연계발전방안도 마련했다.

인천-개성 연계발전방안은 인천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과 개성공단의 동반발전을 도모하고 상호 산업구조를 보완하는 등 양 도시의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상생전략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1단계로 개성공단 안에 인천의 200∼300개 제조업체를 수용할 수 있는 전용공단을 건설키로 하고 현대아산의 1단계 사업부지 100만 평 혹은 인접지역 50만 평을 대상지역으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또한 2단계로 강화도 철산리와 북한 고도리를 연결하는 1.4㎞의 대교를 건설해 육로 교류를 활성화하고 개풍군 인접지역에 500만 평 규모의 경제공동개발구를 건설, 100여 개의 인천 제조업체를 이전하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3단계는 개성지역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아래 개성지역에 대규모 물류보세창고와 인천에 대규모 남북물류창고를 건설, 경의선 개통시 경기·개성지역의 수송체계를 연결하고 4단계는 인천과 개성의 산업구조 분업체계를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방안이 추진된다면 분단의 비극을 해결하기 위한 화해의 촉매제로, 한반도 긴장을 실질적으로 완화시키는 효과와 함께 인천이 명실공히 대북교류의 선봉으로 자리매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평화의 도시 인천
  안상수 시장을 비롯한 인천시 방북단이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북측의 공식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발표한 6개 항의 합의문은 그동안 추상적이었던 남북관계를 보다 구체화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아시안게임 공동개최와 아시아육상경기대회 대표단 참가 등 크게 두 가지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남북 쌍방간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점이다.

방북단은 공식적인 합의사항 외에도 Buy Incheon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90년 골조만 세운 뒤 공사를 중단한 105층짜리 유경호텔의 마무리공사 참여와 각종 체육시설 및 도로건설 등을 위해 필요한 시설, 장비 등을 지원키로 했다.

또한 내년 3월 인천에서 열릴 동북아 3개 국 축구대회의 적극적인 참가와 인천~개성 연계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강화~개풍간 다리건설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어느 지역에서도 이루지 못한 유례없는 성과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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