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각 구단들이 잇따라 패배를 겪자 나름대로 비장의 슬럼프 탈출법을 동원해 흥미를 모으고 있다.

연패에 빠졌지만 선수들에게 거한 술자리를 마련해 주는가 하면 성적이 부진한선수가 감독과 함께 사우나에서 만나 격의없는 대화를 갖기도 하고 팀의 주장을 바꾸는 충격 요법도 동원되고 있다.

인천 SK는 지난달 초 팀이 3연패에 빠져 최하위로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선수들을 질책하는 대신 오히려 거창한 술자리를 마련해 주고 단합대회를 가졌다.

인천 SK 유재학 감독과 선수들은 이 자리에서 농구 얘기를 일절 금하고 선후배간 흉금을 터놓고 살아가는 이야기로 꽃을 피웠으며 이틀후 관악산을 오르는 등반대회도 열었다.

이런 슬럼프 탈출 요법이 약효를 발한 덕분에 인천 SK는 당시 선두로 질주하던 대구동양을 꺾을 수 있었다.

안양 SBS의 경우 이달초 4연패로 대책없이 무너지자 정덕화 감독은 깜짝 요법을 썼다.

정 감독은 승부근성을 발휘하지 못한채 선수들이 맥없이 무너지자 팀 분위기를 바꾸기로 하고 고민 끝에 주장을 김광운에서 양희승으로 바꿨다.

정 감독은 양희승이 후배들의 부진에 대해 자주 혼도 내지만 선전에 대해 격려도 아끼지 않아 주장 자리의 적임자로 본 것.

양희승은 주장이 된 후 첫 경기인 인천 SK 경기 직전에 후배들에게 연패의 고리를 끊자는 다짐을 이끌어내는 등 주장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분에 막판 대역전에 성공했다.

창원 LG 김태환 감독은 '호랑이'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엄하지만 선수들과 사우나에서 만나 '알몸' 대화를 하는 것으로 슬럼프에 빠진 선수를 건져내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해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조우현은 김 감독과 사우나 미팅을 가진후 '식스맨'이 아닌 주전으로 나서며 LG의 주요 득점원으로 펄펄나는 활약을 벌이고 있다.

프로농구 관계자는 "어느 팀이든 승승장구 할 수 없는 만큼 패배는 불가피한 것"이라면서 "각 팀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나름대로 탈출법을 갖고 있어 단기간에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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