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30일 한나라당이 병역비리 수사 보도와 관련, 지난 27일 KBS, MBC, SBS, YTN 등 방송 4사에 보낸 `불공정보도 시정촉구'공문을 `신보도지침'으로 규정하고 강력 성토에 나섰다.
 
장대환 총리 인준안 부결에 이어 한나라당이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강행처리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으로서는 반격의 호재를 만난 셈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한나라당이 ▶이회창 후보 장남 이정연씨의 얼굴 사진을 내보내지 말라 ▶정연씨 이름 앞에 `이회창 후보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말라 ▶검찰의 공식 발표만 보도해달라고 요청한 내용의 공문을 “군사독재적 발상에서 나온 신보도지침”이라고 비난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이날 한화갑 대표와의 조찬회동 자리에서“일사불란한 사회는 위험하다”며 “한나라당내에 자유토론이 있으면 나올 수 없는 결론인데 나올 수 없는 결론이 자꾸 나온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의총 인사말에서 “한나라당이 방송 4사에 `협박문'을 보낸 것은 계엄령하에서나 가능한 일을 자행한 것이며, 한나라당이 원치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일당독재의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그릇된 사고방식을 깨기 위해 투쟁할 것이며, 모든 것을 버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소속의원들을 독려했다.
 
정균환 원내총무는 “한나라당이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럴 수는 없는 일이며,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유용태 사무총장은 “이정연씨가 이회창 후보 아들이 아니라면 누구의 아들이며, 한인옥씨는 누구의 부인이고 누구의 모친이냐”면서 “공산당 치하나 사회주의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임채정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편집·보도권을 장악해서 사내매체화, 선전도구화하려는 것이며 대낮에 테러를 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국회 다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근본을 말살하려는 행태에 대해 총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순 의원은 “독재의 망령을 분쇄해야 한다”며 “이회창식 협량정치가힘을 얻으면 어떤 상황으로 발전하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의 무모함과 오만함이 충격적이며, 너무 놀라워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며 “시대착오적 `신보도지침'을 누구의 지시로 누가 만든 것인지 밝히고 방송사와 국민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언론계 출신 의원 14명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신보도지침'을 강력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려 했으나 이 문제가 정치적 공방으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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