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당의 `통합신당' 추진이 주춤해지고 있는 것과 반비례해 그동안 당안팎의 협공에 비틀거리던 노무현 후보 진영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내달 10일께 대선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정몽준 의원이 일단 3자구도를 상정하고 있고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와 이한동 전 총리 등 다른 `제3후보군'도 머뭇거리면서 당내에 `대안부재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
 
최근 노 후보가 당 소속의원들과 갖고 있는 연쇄접촉도 지난번과 달리 의원들에게 자신을 이해·설득시키는 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같은 흐름을 타고 노 후보측은 `신당 창당과 선대위 구성' 병행론을 다시 조심스럽게 거론하기 시작했다.
 
통합신당 창당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하릴없이 기다릴 수 만은 없으므로 12월 대선일정을 감안, 신당 창당 작업은 계속 해나가되 추석 전후로 선대위도 구성, 본선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정치권 안팎의 일부 세력을 영입해 외연을 확장하는 `신장개업'의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통합신당'을 목표로 해온 당내 반노 세력을 자극할 수가 있다.
 
문희상 대선기획단장이 지난 29일 이같은 병행론을 꺼내자 반노측이 “선대위 구성을 강행할 경우 곧바로 분당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은 양측간 대립이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는 기류를 말해준다.
 
시사평론가 유시민씨를 비롯한 당밖의 노 후보 지지자들이 `개혁신당'을 주창하고 나선 것도 같은 흐름속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개인적으론 저에 대한 강력한 우군이 되는 것이고 민주당이 모색중인 신당의 방향과 일치한다”면서 “이들이 (신당에) 합법적으로 참여하겠다면 가급적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혁신당론은 그동안 `백지신당론'을 펴온 반노파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노 후보 진영에서도 제기된다.
 
이인제 의원의 측근인 이희규 의원은 “개혁한다는 사람들이 따로 당을 만든다고 해서 표가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결국 노 후보를 염두에 두고 10만명 발기인이 모아지면 그세를 몰아 압력을 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 정치고문인 김원기 의원이 개혁신당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노 후보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노 후보의 한 측근도 “개혁신당은 자칫 호남을 고립시키고 반노진영의 이탈을 촉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도성향 최고위원은 “대안부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이 깨져선 안된다는 점이며, 따라서 신당 창당 작업을 화합속에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몽준 의원의 합류에 대한 기대는 점차 가라앉고 있지만 이를 기화로 `노무현 신당'을 밀어붙일 때 당내에 적지않은 역풍이 불 수도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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