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일. 대선이 종반전으로 치닫기 시작한 가운데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이 대선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자 한나라당, 민주당은 11일 수도권지역 공략에 총력전을 전개하는 등 해당지역 주민들의 민심파악에 나섰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이날 파주 등 경기북부권을 돌면서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에 따른 수도권 공동화 현상을 강조했으며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인천에서 이회창 후보의 집값 폭락 주장은 발목잡기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 10대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파주, 양주, 의정부, 남양주, 구리 등 경기 북부지역을 순회하며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에 대한 공격수위를 높이는 등 수도권 지역 공략에 공을 들였다.
 
이 후보는 파주 금촌역 앞 유세에서 “서울을 갑자기 다른 곳으로 옮기면 수도권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서울 공동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뒤 “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도 행정수도를 옮기려 했으나 돈이 많이 들고 물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영·호남표가 갈려 충청표가 중요해지니까 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내놨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내각제 약속을 해서 (충청권을)한번 속였듯이 행정수도 이전으로 두번 속이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평화의 비둘기' 21마리를 날리며 21세기 통일시대를 준비하고 평화적 통일을 대비하는 이미지를 과시했고 이에 앞서 방문한 서부전선 00부대에서는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에게 목도리를 풀어 둘러주며 격려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이날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한화마트앞 거리유세를 통해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은 수도권을 경제·금융·비지니스 도시로, 충청도는 정치·행정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수도권 공동화 주장은 한나라당의 억지”라고 비난했다.
 
노 후보는 이어 “인천은 물론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지역은 동북아 물류비즈니스 중심도시로서 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행정수도 이전은 이를 막아 쾌적한 수도권을 만들자는 정책으로 집 값 폭락이 아닌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은 집 값 폭락이라는 거짓말로 수도권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장해 표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과외를 사라지게 만드는 획기적인 교육관련 공약을 다음 TV토론회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유세전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불참으로 `노·정 첫 합동유세전'은 불발됐으나 영화배우 문성근씨와 이호웅 의원 등 지구당선대위원장, 김창수 전 동구청장 등 국민통합21측 인사까지 참여한 데다 노 후보 연설뒤 청중들이 풍선을 하늘로 날리는 이벤트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김정렬기자·jrkim@kihoilbo.co.kr
정훈영기자·hy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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