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종반에 접어든 대선전의 최대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2일 행정수도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 후보가 행정수도 문제와 관련, 노 후보가 제안한 양자토론을 수용함에 따라 양당이 오는 16일 이전 토론회 개최를 위한 실무협의에 나설 예정이어서 선거사상 처음 이뤄지는 `빅2' 후보간 토론이 성사될 경우 종반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 집중 억제를 위해 서울을 버리겠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며 “수도권 땅값, 집값이 폭락하고 담보부족으로 개인파산, 금융기관 부실화, 주식시장 붕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수도권이 붕괴하고 우리 경제가 극도로 불안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충청지역에선 투기조짐을 보이고 있고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선 불안심리가 팽배하다”며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달린 큰 문제인 만큼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노 후보가 제안한 1대1 토론을 언제, 어디서든 하겠다”고 양자토론을 수용했다.
 
이 후보는 “대다수 전문가가 최소 40조원이 소요된다고 하는데도 4조5천억원이면 충분하다는 노 후보의 주장은 국민기만”이라며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수출로 안보가 불안한 마당에 서울이전은 안보불안을 가중시킬게 분명하다”고 노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맞서 충북지역 유세에 나선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의 양자토론 수용에 대해 “환영한다”며 “16일 이전에 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하고 “백보 양보해서 돈이 들더라도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하며 충청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이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한나라당의 수도권 집값 폭락 주장에 대해서도 “행정수도 이전은 부동산값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수천평 수만평 땅부자는 손해볼 수 있지만 서울시민이다 땅부자냐”고 반문하고 “한나라당의 집값폭락 주장은 부동산 재벌이익을 대변하는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찬성하면 행정수도가 빨리 충청으로 올 수 있으므로 충청지역주민들은 한나라당이 빨리 찬성해달라고 호소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소속 충청출신의원들도 중앙당 정략에 졸졸 따라다니지 말고 무엇이 나라를 위한 것인지 분명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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