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면서 고유가로 인한 경제파장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가상승으로 인플레 압력이 가증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리적 저지선인 70달러가 무너짐으로써 원자재가격 인상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등 도내 산업계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유가상승은 개인들의 가처분 소득을 줄여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원자재 가격인상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민 생활물가 부담 = 회사원 정석호(가명·32·수원시 세류동)씨는 추석을 10여 일 앞두고 답답하기만 하다.

한달 봉급 150만 원으로 생활비 사용하기도 버거운데 올들어 유달리 부쩍 오른 유가와 추석 제수비용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씨가 받는 월급 150만 원 가운데 한 달에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생활비는 자동차 기름값, 휴대폰·전화료 등 통신비, 부식비, 냉·난방비에다 각종 세금과 주기적으로 내야하는 보험료, 자동차정비료까지 포함하면 여윳돈은 불과, 10여만 원 밖에 남지 않는다.

또 지난해보다 오른 추석 차례상 비용과 부모님 선물비용까지 더하면 정씨의 9월은 암담할 뿐이다.

정씨는 “수입은 고정적으로 지난해와 변함없는 데 기름값이며 생필품 가격 등은 해마다 오르고 내년에는 세금까지 오른다는데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불평을 늘어놨다.

▶도내 산업계 타격 우려 = 지난해 같은 기간 1천300원대였던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600원을 넘어서면서 서민들은 물론 지역 기업체들에도 물가인상의 여파가 직접적으로 미치고 있다.

고유가는 도내 수출과 제조원가, 가계 소비지출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

안산에서 포장자재를 생산하는 D제조업체의 경우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직접적인 원료인 석유수입에 따른 생산비용을 비롯, 겨울철 연료비용이 부담된다며 하반기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가상승에 따른 세계 물가 상승으로 인한 주요 선진국 및 수출 대상국의 실질소득감소와 세계 경기둔화로 탄력을 받고 있는 도내 수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가뜩이나 여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농·어촌에 공급되고 있는 면세유 가격은 드럼당(200ℓ) 9만9천620원으로 지난 1월의 7만9천240원에 비해 25.7%인 2만380원, 지난해 1월의 6만6천260원에 비해서는 50.3%인 3만3천360원이나 인상돼 농어민들의 영농 차질에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