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깊은 애도와 유감”(deep sadness and regret)을 표시하며 사과의 뜻을 전달해 왔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지난 6월13일 여중생 사망사건이 발생한 지 꼭 6개월만에 이뤄진 부시 대통령의 첫 직접 사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된 미군병사가 무죄평결을 받은 이후 확산조짐을 보이던 국내 반미기류가 진정되는 계기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7일 토머스 허바드 주한미대사, 또 지난 10일에는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을 통해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두차례 우리 국민에게 보내는 사과와 유감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었다.
 
하지만 이같은 두차례의 사과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 논란이 계속되고, 일각에서 반미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미국은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통해 이번 파문의 적극적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가 14일 서울 시청앞 광장을 비롯, 전국에서 개최될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 대규모 추모집회를 하루 앞두고 이뤄짐으로써 이번 사태로인한 파문이 수그러들지 여부가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직접 밝힌 뒤 “미국민은 한국민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한미 동맹관계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민의 정서를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를 취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미군 수뇌부로 하여금 한국측과 긴밀히 협조하도록 지시했다”는 점도 전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선 등에 적극 나설 뜻을 시사했다.
 
정부 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우리 대통령과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직접 표명해 온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이 두차례의 사과 메시지 전달에 이어 직접 사과의 뜻을 표명해 온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미국 정부가 공식사과 표명을 계속한데 이어 이번엔 직접 사과의 형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 전달을 계기로 조속한 시일내에 미국측과 남은 SOFA 개선협의를 조속히 마무리 지음으로써 한미동맹 관계를 굳건히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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