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FA컵 축구선수권대회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꺾고 이 대회 우승을 처음 차지했다.
 
수원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하나·서울은행 FA컵대회 결승에서 상대 골키퍼 김병지의 문전 처리 실수를 틈타 산드로가 결승골을 터뜨려 초대 챔피언 포항을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수원은 96년 제1회 대회 포항과의 결승 때 승부차기 패배와 98년 8강전 포항과의 대결에서 0-2 완패를 설욕하며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정규리그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아쉽게 3위로 마감한 수원은 올 시즌 상대전적 2승1무2패(정규리그 1승1무1패)로 호각세를 이뤘던 포항을 맞아 명예회복에 나섰다.
 
수원은 경기초반부터 포항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수비수 2-3명이 에워싸며 철저히 봉쇄한 뒤 미드필드에서의 한 템포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산드로와 서정원에게 연결하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수원은 전반 2분께 이기형과 산드로의 문전 슈팅이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아 불발에 그쳤지만 19분 상대 골키퍼 김병지의 실수로 선취골을 올렸다.
 
김병지는 골지역으로 투입된 전진패스를 차단하기 위해 골문을 비운 채 뛰쳐나갔지만 제대로 골처리를 하지 못했고 수원의 김두현이 이를 다시 잡아 문전 왼쪽에서 땅볼 패스, 산드로가 오른발로 골키퍼가 없는 골문으로 침착하게 차 넣은 것.
 
이후에도 수원은 서정원이 좌우 측면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공간을 만들어 냈고 이기형의 중거리슛과 산드로의 문전 돌파로 포항의 문전을 쉴새 없이 위협했다.
 
포항은 전반 40분 김은석을 허제정으로 교체한 뒤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으로 바꾸고 실점 만회를 위한 총력전을 폈지만 빠른 공·수 전환을 보인 수원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고 경기 종료 직전 오히려 역습을 허용하는 등 경기 내용면에서도 완패했다.
 
특히 내년 봄 군 입대를 앞둔 이동국은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코난과 윤보영 등이 제대로 받쳐 주지 못했고 후반 18분 결정적인 오른발 슛이 수원 골키퍼 이운재에게 막혀 입대 전 마지막 대회에서 포항에 우승컵을 안기려던 꿈을 접어야 했다.
 
한편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서정원, 지도자상에는 김호 감독과 왕선재 코치(이상 수원), 페어플레이상에는 성남 일화가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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