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궂으면 투표율이 낮다?” 선거 당일 기상상태가 투표율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통념이나 어떤 함수관계를 갖고 있는지 입증할 만한 일관된 통계자료는 없다.
 
선거 당일 비나 눈이 내리면 날씨를 핑계로 기권하는 사람이 많아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나, 날씨가 화창하더라도 최근 레저문화의 확산으로 젊은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행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져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목요일 실시되는 만큼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황금의 4일 연휴'를 즐길 수 있어 투표소를 등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역대 선거 투표율을 보면 선거와 날씨는 전반적으로 큰 상관관계는 없으나, 연령별로는 다소 영향을 받는다는 게 `정설'이다.
 
선관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87년 12월16일 13대 대선에선 전날 전국에 비나 눈이 내리는 등 고르지 못한 날씨를 보였지만, 16년만에 국민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는다는 정서적 요인이 작용, 전체 평균 투표율은 89.2%로 매우 높았다.
 
그러나 61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 평소 투표율이 가장 높은 편인데, 13대 대선에선 87.2%로 전체 투표율보다 떨어져 기상 영향이 있었지 않느냐는 분석을 낳았었다.
 
화창한 날씨였던 92년 12월18일 14대 대선(전체 81.9%)에선 `좋은 날씨에는 젊은 유권자층의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통념에 맞게 30세 이하의 젊은층 투표율은 72.7%로 연령별로 가장 저조했다.
 
97년 12월18일 15대 대선 투표일엔 겨울치고는 포근한 날씨 때문인지 예상투표율 75% 안팎을 상회하는 80.7%를 기록했으나, 20대 초반은 66.4%, 20대 후반은 69.9%로 전체 투표율에 한참 못미쳤다.
 
그러나 여기에는 젊은 층의 전반적인 정치 무관심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기 때문에 `날씨'라는 단일 변수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이번 대선에선 기상청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대해 `흐린 뒤 갬', `비온 뒤 갬' 등 궂은 날씨를 예고하고 있어 `투표율이 저조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16일 “날씨보다 선거 쟁점이나 선거 당시 정세에 따라 투표율이 결정되는 것 같다”며 “이번 대선은 21세기의 우리나라 지도자를 뽑는다는 차원에서 헌법에 보장된 투표권을 꼭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