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6일 오전 금강산 해금강호텔 2층 회의장에서 적십자 2차 실무대표 접촉 첫 전체회의를 갖고 금강산 면회소 설치·운영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전쟁중 행방불명자들의 생사·주소 확인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병웅 남측 수석대표는 기조연설에서 면회소 설치 전이라도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 새해 설날인 2월1일을 전후해 각각 100명의 이산가족이 서울과 평양에서 교환 상봉할 것을 제의했다.
 
이 수석대표는 또 상설 면회소와 관련, 북측이 지난 1차 실무접촉때 제시한 온정리 조포마을에 대지 1만8천평, 건평 2천300평 규모로 면회소와 회의장을 갖춘 종합건물을 건설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내년 설을 즈음해 이산가족 6차 상봉행사를 금강산에서 실시하자는 입장을 피력하는 한편 면회소를 내년 3월쯤 착공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측은 상봉정례화를 전제로 면회소를 건설하자는 입장을, 북측은 면회소 보장후 상봉정례화를 주장하고 있어 내년 설 전후로 한 이산가족 상봉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남측 이대표는 전쟁중 행불자 생사와 주소 확인을 위해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양측이 파악하고 있는 행불자 자료를 교환, 확인하는 한편 전후 납북자는 물론 전체 이산가족들로 그 대상을 확대하고 현재 주소가 확인된 이산가족 300명씩에 대해 서신교환을 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양측은 15일 저녁 해금강호텔 1층 식당에서 남측 대표단 주최로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병웅 수석대표는 “50년이 넘도록 생사를 모르고 살아온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남북의 적십자인들이 모였다”면서 “이번 접촉이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핵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남측 동포들은 평화롭게 화해와 협력으로 한민족이 번영하고 자랑스런 이 땅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핵문제에 대한 남측의 우려를 간접 표시했다.
 
이에 리금철 적십자 실무접촉 북측 단장은 “남측 여러분이 좋은 자리를 마련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고 한 뒤 “이번 회담의 성과를 위해 잔을 들자”며 건배를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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