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6일 “북한 핵문제에 대한 노 후보 생각이 북한의 주장과 너무나 똑같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매사를 친북이냐 아니냐로 보는 편협한 대북관”이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공방은 북한 핵동결 해제 선언으로 인한 북핵파문이 대선 종반전의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역대 대선전의 단골메뉴였던 `색깔론' 논쟁이 투표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 또 다시 불거진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막판 부동층의 표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조평통이 나를 동족을 해치는 `전쟁론자'라고 맹비난한 다음날 노 후보가 마치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나를 비난했다”며 “북한의 음해와 모략을 앵무새처럼 외워 상대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대통령후보 다운 행동이라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어제 노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인식,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식, 그리고 국민을 위협하는 사실 왜곡과 선동은 가히 충격적 수준”이라며 “실패로 끝난 햇볕정책을 연장하겠다는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앞날은 불보듯 위태롭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핵개발을 하더라도 현금을 계속 줘야 한다는 노 후보와 핵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나 이회창 중 누가 더 전쟁론자인가”라며 “지난 94년 핵위기는 북한의 약속위반과 벼랑끝 전술 때문인데도 노 후보가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북한주장을 두둔하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여의도 거리유세에서 “이회창 후보가 대북 현금지원을 끊자고 하는데 이는 곧 금강산관광과 민간교류를 끊자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남북대화가 막혀, 갈 데까지 갈 수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이냐 평화냐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 상황이 지난 94년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당시 `북핵 위기'에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속수무책이었던 상황과 비슷하게 가고 있으며 그때나 지금이나 이들의 말이 똑같다”며 “교류가 끊기면 남북대화가 끝나고 남북대화가 막히면 94년과 같은 핵 위기를 누가, 무슨 수로 중재하고 해소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자신을 전쟁론자라고 한 북한 조평통의 지난 14일 주장과 똑같다고 했는데 노 후보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알렉산드로 만소로프 박사가 지난 9일 발표, 11일 오마이뉴스에 인용된 글을 참조한 것으로 조평통 발표 이전”이라고 반박하고 “매사를 친북이냐 아니냐로 보는 외눈박이 대북관”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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