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대선 사흘전인 16일 서로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하며 당력을 총동원, 수도권과 충청권 공략에 나서는 한편 25% 안팎의 부동층을 겨냥한 막판 대세몰이를 시도했다.
 
두 후보는 양자 대결구도의 특성상 이번 대선이 100만표 이내의 표차로 당락이 갈리는 박빙의 게임이 될 것으로 보고 막판 TV·신문, 광고 등 홍보전, 선거당일 투표율, 날씨, 마지막 TV토론 등 각종 변수를 감안한 다각적인 득표전략에 총력을 기울였다.
 
두 후보는 또 총 3차례의 TV 합동토론 가운데 마지막으로 실시되는 이날 사회·문화분야 토론이 부동층의 표심을 움직이는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 북핵 파문과 행정수도 이전, 안정론과 전쟁론 등 대선막판 쟁점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한때 오차범위 밖이었던 이 후보 지지도가 `핵풍'과 `수도이전' 등 2대 쟁점이 터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한 반등세를 보여 단순지지도에서 오차범위 내의 접전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병렬 선대위 공동의장은 “천도 문제가 쟁점화되면서 수도권과 40대에서 약진하고 보수안정세력의 결집력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 후보가 현재 20만∼30만표 차이로 맹추격했으며 3차 TV 토론이 끝나면 단순지지도에서도 노 후보를 상당한 표차로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노 후보가 저를 `전쟁불사론자'라고 말한 데서 북핵문제에 대한 인식,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식, 국민을 위협하는 사실왜곡과 선동은 가히 충격적인 수준”이라며 “실패한 햇볕정책을 연장하고 북한이 핵개발을 해도 현금지원을 계속하겠다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앞날은 불을 보듯 위태로울 것”이라며 `안정론'을 역설했다.
 
서청원 대표는 이 후보를 대신해 태안과 서천, 부여 등 충청권을 순회하며 `노무현-정몽준 공조'는 권력나눠먹기에 불과한 밀실 야합이라고 맹비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노 후보가 여전히 한나라당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판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와의 본격적인 선거공조 체제 가동으로 대세를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당사에서 열린 선대본부장단회의에서 “통합 21 정대표의 지원유세로 큰 힘을 얻고 있다. 새 정치의 바람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총력을 기울여 승리를 지켜내자”고 독려했다.
 
노 후보는 이날 낮 여의도에서 거리유세를 갖고 “한나라당은 과거 이 후보도 주장했던 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내가 공약하자 공동화, 집값 폭락 등의 거짓말로 유권자들을 혹세무민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야 말로 우리가 청산해야 할 낡은 정치”라고 역설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이 후보 기자회견과 관련, 논평에서 “매사를 친북이냐 아니냐로 보는 외눈박이 체질 때문에 건강한 대북관을 갖지 못하고 그래서 이 후보가 위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이날 유세일정을 중단하고 제3차 TV 합동토론에 전념했으며,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 후보는 충남·북지역에서, 무소속 장세동 후보는 서울 남대문시장 등을 돌며 거리유세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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