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행정 감사와 수사로 이어진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충전소 사태는 결국 해당 기관과 이해 당사자간 상처만 남기고 있다. 허가관청인 부평구는 결과론을 떠나 신뢰 행정 실추가 그것이고, 주민들은 줄줄이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됐고 사업자 측은 마음고생과 함께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가져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천시는 주민들이 제기한 `부평구 갈산동 가스충전소 설치 허가 과정 부당 행정행위 감사청구건'에 대한 감사를 통해 확실한 회신보다는 모호한 결정을 내렸다.

인천시는 충전소 허가와 관련된 감사 결과를 통해 “허가 처리에 있어 위법 부정한 사항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부지 확보와 관련한 액화석유가스안전및사업관리법상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조사(검토)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인천시는 “허가 과정의 의혹에 대해서는 행정상 조사의 한계로 어려움이 있었을 뿐 아니라, 부지확보에 대한 기타 기관의 사례를 비춰 볼 때 부평구청의 해석과는 달리 판단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청구인들 입장에서 별도의 사법적인 판단을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인천시의 이번 감사 결과는 허가 과정에서는 위법 부당한 사항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부지 확보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이 법규정 등 제도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은 조사의 한계로 청구인들이 사법적 판단을 통해 해결하라고 주문한 것이어서 사실상 청구인들에게 마지막 결정을 떠넘긴 꼴이 됐다.

이로 인해 주민들과 사업주는 그 동안 시 감사 결과에 승복하자는 데 어느 정도 공감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결과는 해결보다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역할로 전락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결국 현재 진행 중인 경찰의 수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부평경찰서는 해당 주민들이 제기한 진정서를 토대로 진정인과 인·허가 관련 소방서, 가스안전공사 등 유관기관 업무 담당 대상으로 조사를 지난 주 마무리한 상태인 데다, 이번 주에는 허가권자인 부평구청을 상대로 마지막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또 최근 발표된 감사 결과를 보내줄 것을 인천시에 통보하고, 추가 증거자료 수집과 더불어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경찰 조사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이에 승복하려는 준비와 자세, 미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쪽의 주장이 적합-부적합의 문제가 아니라 먼저 상대 이해와 관용, 화해로 이어져야 한다. 서로의 상처를 당사자들 스스로가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기 때문이다.

관청으로부터 적법한 절차를 거쳐 득한 허가로 사업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기가 막힐 노릇이고, 또 한편으로 시위에 나선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나름대로 명분은 있기 마련이다. 부평구청 또한 이번 기회를 계기로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과 법 규정 등 제도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은 행정 처리에 있어서는 `액법'만이 아닌 타법 및 상위법 등 폭넓은 관련법 적용 중시가 뒤따라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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