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소멸한 것일까, 아니면 잠시 잦아든 것일까.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화제였던 여수 코리아텐더의 돌풍이 기말고사 휴식기를 전후로 위력을 잃고 있다.

지난 8일 창원 LG에 패한 데 이어 지난 주말 안양 SBS와 울산 모비스에 잇따라 덜미를 잡혀 올 시즌 첫 3연패. 지난 주까지만 해도 공동 선두였던 순위도 어느새 4위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3팀은 모두 코리아텐더가 2라운드에서 완승을 거둔 상대였고 SBS와 모비스는 중위권 팀들이어서 연패의 체감 지수는 더욱 심각하다.

코리아텐더가 이처럼 갑자기 흔들리는 이유는 어려운 재정적 상황에서도 그동안팀을 버티게 했던 `헝그리 정신'이 실종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가장 눈에 띄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실점. 코리아텐더는 연패를 당한 3경기중 2경기에서 100점 이상을 내주며 패했다.

연패를 당하기 이전까지 치른 19경기에서는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다.

지금까지 신장과 개인기의 열세를 적극적인 협력 수비로 극복했던 것과는 달리 선수들이 개인 플레이를 위주로 너나없이 득점에만 욕심을 내면서 팀의 최대 강점인 탄탄한 조직력이 사라졌다는게 이상윤 감독대행의 자체 분석이다.

이 대행은 "지난 주중 브레이크동안 각종 언론에서 인터뷰가 쇄도하면서 선수들은 물론 나도 바람이 들었었고 이 때문에 조직력이 흔들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대행은 이것이 어차피 한번은 거쳐야만 했던 통과의례라는 생각이다.

자신을 비롯해 무명이던 선수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잠깐 정신력이 해이해진 것은 이해할 수 있고 이를 선수단이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

이 대행은 "지난 주말 경기에서 연패한 뒤 선수들과 미팅을 가졌는데 모두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남은 3라운드 5경기에서 3승2패 정도만 한다는 목표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