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택시요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설치된 택시내 카드 결제기가 이용객과 운전기사들의 `외면'으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특히 반드시 카드 결제기를 부착해야만 개인택시 신규면허 발급이나 법인택시 증차가 가능하도록 돼 있어 운전자들이 수십만 원을 들여 형식적으로 설치하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 요금 결제시 카드사용 활성화가 요구되고 있다.

30일 경기도내 개인과 법인택시회사에 따르면 수원에만 지난 2002년 월드컵 개최와 신용카드 대중화에 발맞춰 개인택시 2천 대 및 법인택시 500대 등 총 2천500여 대의 택시에 카드 결제단말기를 부착했다는 것.

현재 택시 등에 부착된 카드 결제단말기는 경기도 도비 50%, 개인 및 회사가 50%씩 부담해 1대당 120여만 원을 들여 설치됐다.

그러나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요금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으며 운전사들 또한 카드로 결제할 경우 2∼3%의 수수료를 물어야 하고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사용을 꺼리는 바람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카드 결제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개인택시 운전기사 조모(47·수원시 송죽동)씨는 “서울 등에서는 이동거리와 탑승시간이 길기 때문에 요금이 비교적 많이 나와 카드 결제가 이용자와 운전자들이 상호 편리할 수도 있지만 수원에서는 몇 천 원대의 짧은 거리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현실적으로 카드 사용이 힘들다”면서 “카드로 결제할 시 2∼3%의 수수료를 카드회사에 납부해야 하는데 기본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얼마나 남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택시 운전기사 주모(40·수원시 연무동)씨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 카드 결제기를 수십만 원을 들여 부착해 놓고 다니는 것이 이젠 후회스럽다”며 “카드로 결제하겠다는 손님들 또한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카드 사용의 대중화에 따라 이 제도가 도입됐으나 택시운행의 지역적 한계로 인해 실제 사용이 잘 안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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