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쟁이 시작됐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쟁이다. 두 개 이상의 동력원을 이용해 주행한다고 해 `하이브리드'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해 현재는 주로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의 두 가지를 이용하고 있으나 추후 개발 방향에 따라 가솔린 엔진 대신 디젤 엔진이 사용되기도 하고 연료전지가 또 하나의 축을 이루어 하이브리드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길거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운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의 단순한 엔진만으로는 고연비와 저 배기가스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 영역을 얼마만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차지하느냐도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다.
 
분명한 것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1~2년 전만 하더라도 과연 미래의 자동차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역할을 할 것이냐에 대해 회의적 분석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른바 대세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것이다. 예상으로는 2009년에는 전 세계 연간 자동차 판매량 3천만 대 중 약 10%인 300만 대 이상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이 비율보다도 높게 판매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유가 상승이 생각 외로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연비 등을 특별히 고려하지 않았던 미국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불티나듯 판매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세계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시가 주축을 이루었고 세계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의 토요타와 혼다를 견제하기 위한 협정이 줄을 이었다.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가 함께 하이브리드 기술의 공동 개발을 선언했고 GM, 크라이슬러, BMW가 역시 공동 개발을 선언했다.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의 현대·기아는 독자 개발을 선언했다. 작년 200대의 클릭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환경부에 납품했고 올해 말에도 베르나 하이브리드 200대, 프라이드 하이브리드 150대 등 모두 350대를 정부에 납품하기로 했다. 분명한 것은 토요타의 뉴프리우스나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비해 가격 및 성능이 얼마만큼 따라가느냐이다. 최근 2~3년 사이에 하이브리드 기술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여러 측면에서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가격도 고가이고 기능도 운전하기 불편한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얼마나 빨리 제 궤도에 올려놓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최종 단계의 완성된 미래형 자동차는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10~20년 정도는 과도기적 차량으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년 내에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하느냐 못하느냐가 자동차 메이커의 생존에 치명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세계 10대 메이커 중 7개 사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우리는 이 중에서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세계 정상에 서기까지는 메이커 단독으로 노력해 될 수 있는 단순한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산·학·연·관이 모두 모여 노력해야 하고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은 필수이다. 국민들도 초기에 조금 불편한 부분이 발생해도 참고 기다려주는 인내 및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그 만큼 자동차 산업은 우리의 경제를 좌우하는 요소가 돼 버렸다. 망해서도 안 되고 답보 상태가 되어서도 안 되며, 오직 앞으로만 나아가야 하는 절대 절명의 요소가 돼 버렸다. 다시 한번 전진하느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총체적 노력을 기울일 때다. 모두 노력하자.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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