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신화의 첫 삽을 뜬 이 해에 삼성전자는 일본 산요전자의 협력을 받아 산요TV를 OEM방식으로 부품 조립을 시작으로 설립됐다.

수원 매탄벌 허허벌판에 첫 삽을 뜰때만 해도 무모한 도전이라는 여론이 많았다.

심지어 1968년 45만 평에 이르는 수원전자단지의 땅을 매입할 때, “아직 사업을 시작도 안한 삼성이 턱없이 많은 땅을 사들이는 이유가 뭔가, 삼성이 부동산 투기를 하려는 것 아닌갚하는 무수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병철 회장은 “도쿄(東京)에 있는 산요전기 단지는 40만 평이다. 우리는 그들보다 한 평이라도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년 전, 삼성이 일본 전자산업을 능가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때부터 극일(克日)을 위한 삼성의 기업정신은 여기서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일본, 넘을 수 없는 벽이었나 = 지난 1980년대 말까지 일본의 벽을 넘는 우리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당시 일본은 제2차 태평양전쟁을 거치면서 제조업의 두 기둥인 자동차와 전자부문에서 전세계를 휩쓸다시피 했다. 그 선두에는 도요타와 소니가 있었다.

삼성전자에게 소니는 언젠가는 넘어야 할 벽이었다.

소니를 비롯한 일본의 전자제품은 한국인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일본은 당당한 경쟁상대이자 파트너로 변하고 있다. 감히 넘보지도 못했던 소니와는 합작 LCD사를 설립하고 특허를 공유하고 있다.

소니의 경영자들도 공식적으로 삼성이 마음에 걸린다는 이야기를 넘어 이제 삼성을 배우자는 이야기가 속속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 1등의 정기 수원 = 삼성은 세계 시장에서 1등을 하는 제품 18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삼성이 위치한 수원사업장터는 민족사상 최고의 명당자리로 꼽히고 있다.

광교산 기슭 아래로 펼쳐진 수원시 영통구 원천저수지가 삼성전자의 생명수로서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

또 인근인 용인시와 화성시에는 대한민국 반도체 사업의 제1기지 기흥사업장(43만 평)과 제2기지 화성사업장(46만 평)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이고 한국 경제, 문화의 중심 수도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인재를 확보하고 경제활동에만 전념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삼성, 거대 자치도시 수원을 만든 1등 공신 = 경기도의 상징적 기업이자 수원을 세계적인 브랜드 도시로 알린 1등 공신이 바로 삼성전자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삼성의 성과와 노력은 지난 30년간의 수치로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본격적인 공업화의 기반을 다졌던 1970년대 후반 한국 경제의 총 수출액은 258억 달러였다.

이 당시 삼성전자는 이제 막 1억 달러 수출을 돌파하며 국가경쟁력의 0.4%를 담당했다.

그러나 1983년 총수출액 419억 달러-전자 6억 달러 1.4%, 1992년 총수출액 1천179억 달러-전자 46억 달러 3.9%, 2002년 총수출액 1천954억 달러-전자 286억 달러 14.6%, 2004년 2천538억 달러-전자 450억 달러 17.7%를 차지하면서 한국의 성장을 몇 배 앞서는 고속성장을 거뒀다.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고도 성장을 하던 시기였지만 삼성의 성장은 대한민국 성장의 몇 배를 앞서 나갔다.

해외 언론에서는 삼성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등 여전히 삼성의 브랜드는 세계속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2005년 10월. 세계 초일류를 위한 전환기 = 넓이 52만 평의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그 한복판에 신기술 창조의 핵심이 들어섰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연구소다.

지난 2001년 27층짜리 정보통신연구소가 문을 연 이후 4년만에 또 다시 37층짜리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센터가 들어섰다.

디지털연구소는 삼성전자 전체 연구인력 2만4천여 명 가운데 7천500명이 집결하는 엄청난 규모의 메머드급 연구타운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해외 생산 공장은 28개다.

이 중 중국에 14개의 공장이 있다.

그러한 공장들을 하나로 잇고 세계 28개 국의 생산법인을 관리하는 본사가 바로 수원에 위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디지털연구소의 오픈을 세계 초일류를 위한 터닝포인트로 2010년 본격적인 세계 1등 기업을 향한 전환점으로 보고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 운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 세계 IT산업은 한국과 일본에서 연구를 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한 부가가치의 창출로 한국은 중국의 5배에서 10배의 고임금을 받고 있지만 경쟁에서는 앞서 나갔다.

하지만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 왔다.

언제 중국이 우리의 5배, 10배의 임금을 받는 시대가 올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매출 500억 달러를 넘어선 순간 하락의 길로 들어섰다.

이는 방만한 조직, 위기의식의 부재, 도덕적 해이가 주된 원인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57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삼성에는 이를 토대로 한 자축 분위기는 없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언제나 위기의식으로 뭉쳐 있고, 경영진은 항시 비상경영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 20위로 이미 소니보다 8계단이나 앞섰고, 일본 전자업체 10개 사의 순익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지만 지금도 이면지 활용, 전등끄기 운동을 하며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다.

또 수원사업장의 거대 연구타운은 365일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

전원 스위치를 켜는 시스템이 아닌 사람을 감지해 작동하는 센서 전등이란 사실이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한다.

아직 삼성은 흔들림 없이 세계 시장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국민 소득 2만 달러 넘기는 데 선도 = 자원도 자본도 없이 맨주먹으로 일으킨 기업인들이 실정법내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기업이 실정법을 떠나 정서법까지 책임지면서 기업을 경영하고 이윤을 창출해 낸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할 뿐이다.

수원의 대표 브랜드로 세계속에 우뚝선 삼성이 시련을 딛고 더 큰 도약을 이룩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게 이제 새로운 시민의 몫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이 수원에 있는 생활가전의 생산라인을 광주로 이전했다. 하지만 수원에 근무하는 삼성전자의 임직원 수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인력을 모두 수원으로 모아왔기 때문이다.

수원사업장 인력 비중을 보면 2001년말·2002년말·2003년말·2004년말·2005년 4월말 현재 전체인력은 1만4천509명·1만4천655명·1만5천724명·1만6천152명·1만7천280명, R&D인력은 6천682명·7천356명·8천908명·1만77명·1만1천121명, 생산인력은 2천693명·2천115명·1천501명·864명·653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30일 광주광역시는 삼성전자 생활가전라인 이전을 기념해 10월30일을 `삼성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수원에서 만들어져 수원에서 성장해 온 수원의 기업 삼성에게 우리가 무엇을 함께 할 지 고민할 시점이다.

이제 글로벌 경쟁사들의 시장에서의 압박, 국내외 정치적 압박, 시민단체들의 압박을 받고 있는 수원의 기업 삼성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기업 사랑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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