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16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위대한 지도자를 가진 국민은 행복한 국민이란 말도 있다. 선거운동도 모두 끝났고 남은 것은 투표뿐이다. 지금은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더 이상 판단자료를 제공할 것도 없는 시점이다. 주요 후보 3명의 세번째 TV합동토론회가 끝나자 후보들의 정책과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한 것만 같다. 그러나 아직도 20% 안팎의 유권자들은 마음속으로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회창, 노무현 양강 후보진영이 그동안 자제하던 무차별 비방·폭로·흑색선전을 봇물처럼 터뜨렸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선 과거와 달리 대규모 유세나 금품살포 등의 악습은 퇴조했으나 `안정이냐, 불안이냐', `전쟁이냐, 평화냐'는 식의 흑백논리를 전개해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한 것은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기권할 사람도 있겠으나 오늘의 선거엔 꼭 참여해야 한다. 첫번째 이유는 훌륭한 대통령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도자가 안될 사람이 선출돼선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뽑을 사람도 없고 귀찮다고 해서 기권하고 싶지만 참가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에 주권행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투표권 포기의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다시한번 생각하면 꼭 투표해야 할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하긴 훌륭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후보들만 나섰다면 누가 당선되든 문제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중엔 함량미달인 후보가 있어 유권자들이 모르고 투표를 할 수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예로부터 임금은 백성을 하늘을 삼고 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고 했다. 이 말은 봉건시대 이래 오늘의 위정자에게 이르기까지 만고불변의 정치적 지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대통령은 자신이 마치 제왕이라도 된 듯 생각하고 있어 답답하다. 한마디로 국민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닌 봉사와 헌신의 자리다. 이젠 열전의 공식선거운동도 모두 끝났다. 정책대결이라기 보다는 비난속에서의 말싸움만 했을 뿐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남은 것은 선택이다. 선거공보나 인터넷에 공개된 선관위 홈페이지 등을 찾아보면 기초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다. 아직도 찍을 후보를 정하지 못한 사람은 투표소에 들어가서 선택하면 잘못 판단하기 쉽다. 누구를 선택할지 결심하고 신성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오늘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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