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순조의 세자로 조선 후기 궁중 연향과 정재(呈才) 양식을 새롭게 정립했던 효명세자(孝明世子·1809~1830)를 `1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효명세자는 조선 제23대 왕인 순조와 순원왕후 사이에서 태어나 순조 12년(1812) 왕세자로 책봉됐으며, 순조 27년 2월18일부터 30년 5월6일 급서하기까지 약 3년 3개 월 동안 대리 청정했다.

그는 당시 안동 김씨 세도 정치세력을 억제하고 왕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순조의 염원과 기대를 한 몸에 지고 대리 청정했으며, 순조의 정치적 염원을 거의 가시화하는 탁월한 정치적 역량을 증명했으나 요절하고 말았다.

효명세자는 대리 청정 동안에 예악 정치의 일환으로 궁중 연향과 춤을 다루는 고도의 무용정치를 펼쳐 안동 김씨 세력을 무력화시키며 강력한 왕권을 확립하고자 했다.
 
당시 정칟경제적 이유로 악정(樂政)이 중단돼 정재의 창사조차 제대로 전해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는 궁중 연향을 개최하면서 왕이 중심이 되는 정치 질서를 과시하고, 이를 왕실의 위엄과 존왕 의식을 표명하는 정치 의식으로 양식화했다.

이를 통해 짧은 통치 기간에도 전례 없이 화려한 황제식 궁중 연향들을 벌이면서 궁중무용의 창사와 가사를 직접 짓고 연향에 쓰이는 치사와 전문을 직접 지어 올렸다.
 

그리고 이름만 남은 옛 정재들을 자신의 악장으로 되살려내고 연향의 규모를 확대해 왕실의 위엄을 한껏 드러내는 화려한 정재와 연향의 양식을 확립했다.

효명세자가 새롭게 정립한 조선 후기 궁중 연향과 정재 양식은 조선 왕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그는 조선조 말까지 전해지는 53종의 궁중 정재 중 26종의 정재를 직접 예제하고 재창작해 조선 정재의 절정기를 일궈냈다.

문화인물 선정을 기념해 11월22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대극장에서 기념학술회가 열린다. 이어 이날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효명세자 창작 궁중정재 공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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