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일 창립 36주년을 맞아 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술·제품·시장의 3대 리더십을 발휘하고, 컨버젼스에 유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사적인 시너지로 발전시키며 생활가전, 정보통신, 반도체, LCD, 디지털미디어 등 사업 부문을 핵심 축으로 하는 종합 전자업체의 원숙한 틀을 갖추게 됐다.〈편집자 주〉

`글로벌 국민이 일등기업 만든다'

삼성전자는 지난 69년 1월 수원 매탄벌에 설립된 뒤 72년 가정용 전자제품으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74년 한국반도체 인수를 통해 반도체사업을 시작하는 일대 전기를 마련한 가운데 88년 11월1일 삼성반도체통신 주식회사를 통합, 오늘의 `삼성전자'로 거듭나게 됐다.

지난 94년 이후 `월드베스트 전략'을 중점 추진, 현재 D램, S램, 플래시메모리, TFT-LCD, 모니터, 컬러TV, LDI(LCD 구동칩) 등에서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 전자업계를 선도하는 삼성전자를 일등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한 글로벌 국민의 자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선진국의 국민정서

휴대전화 전문기업 노키아로 선진국이 된 핀란드가 공공의 힘을 모아 일등기업을 키운 모범사례로 꼽힌다.

인구 518만의 작은 나라가 유럽을 대표하는 선진국이 된 데에는 정치권과 정부, 시민단체가 하나가 돼 응원한 `대표기업 노키아의 힘'이란 사실을 부인하는 이는 없다.

노키아는 핀란드 전체 수출의 24%, 국내총생산의 30.3%를 책임지며 핀란드 시가총액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핀란드인들은 노키아 이야기만 하면 신이 난다.

노키아라는 기업이 핀란드라는 작은 나라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미안할 정도로 고마운 회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게 핀란드의 국민 정서다.

전남대 경제학부 김영용 교수는 “삼성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는 것은 경제력 집중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된 일등기업에 대한 질시 감정일 뿐”이라며 “잘 하는 자의 발목을 잡을 것이 아니라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국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좌승희 교수는 “일등기업은 단순히 그 기업이 내는 부가가치에 그치지 않는다”며 “일등기업은 자신을 따르는 다른 기업들의 모델이 됨으로써 실제로는 그 몇 배에 달하는 가치를 만들어 내고 결국 국가경제를 리드하고 먹여 살리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그 나라의 경제 활성화는 사랑과 성원을 받는 일등기업이 활동력에 좌지우지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며 일등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브랜드 20위의 의미
 
2004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21위였다. 2004년은 대한민국이 하늘처럼 높게 보였던 일본 전자산업의 상징 소니가 20위를 기록한 해였다.

삼성전자 세계 21위의 브랜드,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당시 2004년 인터브랜드의 100대 브랜드에는 미국이 51개 국, EU가 41개 국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8개 회사 중 7개가 일본회사였다.

미국과 EU, 일본을 제외한 단 하나의 글로벌 기업이 바로 `삼성'이었다.

그리고 2005년 삼성은 소니를 제쳤고 LG와 현대자동차가 100대 브랜드에 들어가면서 대한민국은 글로벌 기업 3개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일등기업이 국가이미지와 그 국가의 소속 기업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들어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이 가능하게 만드는 실 예다.

일등기업이 치고 올라가면 2등, 3등 기업도 덩달아 평가가 올라가고 4등, 5등 연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대우를 받는 것이 글로벌 경영환경이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1등 기업을 넘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해 비즈니스위크지는 삼성전자와 관련, `Samsung Way'란 커버스토리로 삼성전자의 눈부신 성장을 전면으로 다루었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아날로그 시대에는 후발 업체가 선발 업체를 따라잡기는 어려웠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단 2개 월만 늦어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삼성의 긴장감과 스피드와 정보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삼성의 기업문화를 소개하며 삼성의 놀라운 성장을 극찬했다.

세계 선진국들은 삼성의 장점을 찾아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이다.

  ◇삼성, 아직 갈 길은 멀다
 
삼성전자는 2004년 포브스지 선정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45위,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54위를 차지했다. 역시 미국과 유럽 일본을 제외한 기업 중 유일한 기업으로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2자릿수이고 세계 탑 순위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월드컵 축구 4강에 열광했다. 본선진출 5회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한국이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룩해 냈다. 온 국민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의 언론은 한국 축구 4강에는 전 국민이 모두가 붉은색 옷을 입고 응원을 펼친 저력을 1순위로 꼽았다.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한국민은 자부심에 넘쳤고 아시아 축구강국 한국은 세계 축구강국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월드컵 스타들의 잇따른 해외 진출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무역학과 김현지 교수(경영학 박사) 인터뷰>

“삼성전자는 지난 10년간 소니와 같은 경쟁 업체를 모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수익성 높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무역학과 김현지(경영학 박사)교수는 “삼성전자가 세계의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과 인력개발에 대한 투자와 삼성맨들의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라며 “이 같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더불어 국내 기업이 세계의 선도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찬사를 아끼지 않은 국민들의 자부심과 호응 또한 삼성전자가 세계 일등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는데 밑거름이 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일부 대기업의 구조적인 문제와 경영적 측면에의 불신 여론과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국내 경제에 대한 국민의 불안심리가 가세하고 있으나 삼성전자가 좀 더 세계화 기업으로, 국내경제의 주체로서 나아갈 수 있도록 2002 월드컵 때 붉은 옷을 입고 세계 4강에 열광했던 것처럼 국민들의 응원이 필요할 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수원 향토기업 삼성전자가 이제 경기도를 대표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본다”는 김 교수는 “일등기업은 결코 그 기업의 임직원만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다”며 “앞으로 공공의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속에 우뚝서는 제2, 제3의 삼성전자 같은 향토기업이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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