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께서 정치하심에는 식량 통제를 못하시고, 길에 굶주린 백성이 있어도 곡식을 풀어 구휼하실 줄 모르시고, 사람이 죽은 즉 과인의 잘못이 아니라 흉년의 탓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을 찔러죽이고도 내가 한 짓이 아니라 칼이 찔러죽였노라고 함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러니 임금께서 흉년을 탓하지 않으시는 마음을 가지신다면 천하의 백성이 다 임금님 나라로 모여 들 것입니다.” 맹자의 학설에서 위나라 혜왕과의 대화속에 그의 `왕도정치'를 주창한 대목이다. 맹자의 왕도정치인 민본주의사상을 중세 서양에서도 카롤링 르네상스의 중심인물이었던 영국인 알쿠이누스가 통치자에게 한 명언 한마디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알쿠이누스는 프랑크 왕국의 카롤 대제의 초청을 받아 아헨에 있는 그의 궁전에서 대제에게 천문학, 수사학, 변증법 등을 가르치는 고문으로 있었다. 그런 그가 그 지역 궁전학교와 수도원 학교 등을 일으켜 교육문화 사업에 힘입어 `카롤링 르네상스'의 기수로서 중세 문화사상에 큰 공을 이루어 놓았을 때 그가 카롤 대제에게 보낸 편지내용 중에서 `The voice of the people is the voic of God' 즉 `민중의 소리는 신의 소리'인 바, `통치자는 민중의 소리에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했다. 이는 맹자가 이상하는 정치사상의 서양식 표현으로 흥미롭다. 오늘 21세기를 여는 이 나라 대통령이 국민의 선택으로 탄생했다. 이전투구로 만신창이가 된 영광의 상처를 입고 치자의 자리에 앉게 된 대통령 당선자에게 감히 `서해안'군이 간한다. “공을 내세우는 주변 인물을 가까이 해서는 안될 것이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민초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 역사적으로 실패한 치자는 민초의 뜻을 저버렸다는 사실을 명심해 한다. 우리사회에 만연된 비효율화, 부패, 정치불신, 지역, 계층, 세대간의 대립 등을 해소하고 격화되고 있는 세계경제전쟁과 북핵 파문으로 빚어진 한반도 이상기류 등 일련의 난제를 풀어야 한다”고…. 그래야만 급변하는 국·내외 변화에 부응, 뉴밀레니엄의 시대사적 조류에 걸맞은 새로운 국가 창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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