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친인척 비리로 점철됐던 3김식 정치시대를 마감하고 21세기형 새정치를 열어야 할 분기점에서 오늘의 선택은 역사적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대선에선 3김정치의 가장 큰 폐단이었던 지역주의 잔재가 아직 남게 된 것이 문제다. 그러나 노 당선자는 어제 당선회견에서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의 하나인 지역주의를 우리의 정치발전을 위해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우리는 또 하나인 정치드라마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노 당선자가 5년후에 자신에게 투표한 사람이나 투표하지 않은 사람 등 온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전임대통령 대부분이 집권 초기의 화려하게 출발한 것에 비해 퇴임때의 모습이 너무 초라했다. 한마디로 공존의 정치를 펴지 못한 탓이다. 이런 전직 대통령의 실태가 더이상 반복해선 안된다는 점에서 대선의 승리는 끝이 아닌 시작이기 때문에서다.
박빙을 딛고 승리한 후보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맨먼저 해야할 것은 선거과정에서 쌓인 기억들을 말끔히 잊는 일이다. 사람이 한세상을 살아가자면 좋은 기억력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지난일들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때문에 대통령 당선자가 가장 먼저 잊어야 할 것도 자신의 당선을 위해 노력해준 참모들과 당원, 그리고 외부에서 지지해준 많은 사람들의 보답이다. 그래야만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국민들은 노 당선자가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들과 지지자들도 함께 포용하겠다고 밝힌 점은 앞으로 승자와 패자가 공존하는 정치, 진보와 보수가 대화를 통해서 서로 타협할 것으로 기대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공존의 정치는 당선자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만 시대의 사명인 개혁과 변화가 이뤄질 수가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