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호령했던 한국 남자배구의 거포인 `임꺽정' 임도헌(30·현대캐피탈)과 `월드스타' 김세진(28·삼성화재)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무릎 수술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재기를 노렸던 임도헌이 노쇠한 기미를 보인데다 고질적인 무릎연골 부상까지 겹쳐 부득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20일 밝혔다.
 
임도헌은 은퇴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고 현대캐피탈 사원으로 근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재학 시절 엄청난 스파이크로 상대방을 주눅들게 해 `임꺽정'이란 별명을 얻은 임도헌은 94년 현대 입단 후 95년 슈퍼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면서 하종화와 함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임도헌은 지난 2000년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은 뒤 점프력이 떨어져 특유의 강스파이크를 선보이지 못한채 잦은 부상에 시달려 지난 슈퍼리그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대학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김세진도 1주일전 연습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연골이 찢어지는 중상을 입어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아 심각할 경우 은퇴마저 고려해야 할 처지다.
 
김세진은 예전의 부상 부위를 또다시 다쳐 오는 23일 일본에 건너가 수술을 받아야하는 처지며, 재활치료에만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올 슈퍼리그 참가를 포기했다.
 
특히 김세진은 겨울철마다 찾아오는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6개월 뒤 코트에 복귀하더라도 부상 재발을 염려하지 않고 맘놓고 점프력을 과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배구'하면 떠오르는 이들 노장 스타들의 결장으로 오는 28일 대전에서 개막하는 올 슈퍼리그는 별들의 잔치를 기대했던 배구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주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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