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언론사 방문 및 토론
 
10월 28일 방문한 콜롬비아 데일리 트리뷴은 1901년에 창간된 콜롬비아 대표 지역일간지로 1901년에 창간된 유서 깊은 중견 지역신문이었다.
 
콜롬비아 데일리 트리뷴의 샤론 샌터스(Sharon Santus) 편집장(Enterprise Editor)은 미국의 대도시 일간 신문들은 국제뉴스와 전국뉴스를 균형있게 다루고 있으며 지역신문들은 국제뉴스나 전국뉴스의 비중을 거의 두지 않고 있고 지역뉴스를 집중적으로 발굴 게재함으로써 지역신문들이 독자들과 신문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비결임을 역설, 한국 지역신문의 나아갈 바를 시사했다.
 
29일 방문한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발행부수가 30만 부의 중간 규모의 지역신문으로 주말판에는 50만 부를 발행하고 있었다. 진 부캐넌(Jean Buchanan) 탐사보도팀장(Assistant Managing Editor)은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긴 하지만 2명의 탐사보도 기자가 탐사보도를 전담하고 있으며 사내 일반기자들도 출입처나 관련 분야에서 일상적인 취재 도중 발견한 아이템을 탐사보도팀에 보고하는 체제를 갖춤으로써 일반기자와 탐사기자 사이에 유기적 관계의 형성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마르(Joe Mahr) 탐사보도팀장(Investigative Reporter Editor)는 “아직도 미국의 많은 탐사보도들 중에는 일상 생활속에서의 상식적인 현상들을 선정성 위주로 보도하고 있다”며 탐사보도의 선정성에 대해 경고했다.

◇ 일본 유력일간지 마이니치
 
일본 도착 다음날인 10월 31일 연수단은 일본 동경에 위치한 마이니치신문사를 방문, 일본 탐사저널리즘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들은 뒤 탐사보도 저널리스트들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마이니치신문은 도시후미 카와노 사회부장, 에사시 마사카즈 사회부 편집위원, 와다나베 마사하루 사회부 부부장, 노자와 가즈히로 사회부 부부장, 고바야시 다다시 사회부 기자, 하야카와 다케로 사회부 기자, 고바야시 스쿠루 사회부 기자 등이 참석했다.

마이니치신문사의 조사보도팀은 사회부 소속으로 3년차 이상, 15년차까지 경력을 갖춘 4명의 기자로 구성돼 있었다.
 
이들은 최근 일본에서도 여러 분야에 걸쳐 탐사기법이 이용되고 있으나 기사가 미칠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 탐사보도가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취재임을 강조했다.
 
도시후미 카와노 사회부장은 일본의 탐사보도가 70년대 총리 대선자금 불법모금 보도에서부터 시작됐으며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이 일본 탐사보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 97년 마이니치신문이 특종 보도, 한국에서도 대서특필됐던 `구석기 유물 날조사건'을 탐사보도 했던 와다나베 마사하루 사회부 부부장이 직접 나와 당시의 유물조작 현장을 담은 영상물과 함께 취재담을 공개, 기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연수단에게 공개된 영상물은 마이니치 관계자외에는 아직까지 외부에 공개된 적 없는 영상물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탐사보도에 대한 소고(小考)
 
미국 및 일본 현지의 신문사 방문, 탐사전문기자들과의 현장토론 등을 통해 탐사보도에 대한 이른바 저널리즘 선진국들의 대단한 긍지심과 열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또한 탐사보도에 있어 여전히 우리 신문제작 실정과 비슷한 경험과 난제를 안고 있다는 현실은 탐사보도가 탐사전문기자 뿐 아니라 신문사 전체가 인내심을 갖고서 투자해야 미완의 과제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연수결과 탐사보도에서의 CAR기법 활용에 있어 활용도 및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질 것임에 분명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우선 기사작성시 지역사회의 작은 것에서부터 탐사보도기법을 대입해 보는 습관을 기르는 일에 충실해야 할 듯하다.
 
물론 미국과 같은 선진사회에서조차 처음부터 정부나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 이른바 힘 있는 집단들의 자료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적잖은 시간과 비용 소요 등은 우리 모두를 부담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 점 또한 타 신문 또는 매체와 차별화를 위한 첫걸음이라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점차 우리 사회도 정보의 획득이 쉬워질 것이며 신뢰성 또한 높아 정보를 가공,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관행이 일반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탐사를 담당하게 될 기자뿐 아니라 편집기자에서 데스크, 발행인에 이르기까지 인식전환과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더 많은 언론인들이 세계 저널리즘의 흐름과 새로운 기법의 도입, 탐사보도팀 구성 등에 적극적일 때만 떠나간 독자들을 불러 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탐사보도의 새로운 기법들을 통한 차별화된 지면활성화만이 치열한 신문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탐사기자의 기자정신 또한 최고의 덕목이자 요소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모든 언론인은 탐사보도를 할 수 있지만 그러나 누구나 탐사보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탐사보도 언론인은 용기와 인내,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널리즘의 원칙에 맞는 기자정신을 지녀야 한다’는 명구(名句)가 탐사기자란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 하는 물음의 해답을 대신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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