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우리 조상들의 음주문화는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과 삼한의 농경의례 등 부족국가시대의 제천의식에는 마을단위의 술을 빚어 음주와 가무를 했다는 기록에서 나타난다. 당시에는 식량이 남지 않는 한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술을 제조하기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일종의 종교행사로 추수 후에 전체 백성이 함께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놀았던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삼국시대에는 귀족 중심으로 술을 자가 제조, 소비했으며 후기에는 귀족들을 대상으로 술을 판매하는 업소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김유신 장군이 드나들던 기생 천관녀의 집에 대한 이야기는 신라시대에 귀족들 대상의 술집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백제의 의자왕은 삼천 궁녀와 주지육림 속에서 노닐었는데 결국 국가를 망하게 했으며 이때의 음주 문화는 귀족들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음주문화를 보자. 미국 술집에서는 각 주마다 알코올 통제국이 있으며 이들 검사관들은 술집들을 대상으로 미성년자를 출입시켰는지를 감독하고 만취한 사람이 술집에 있는가를 검사한다. 만일 미성년자를 출입시키거나 만취한 손님이 있는 사실이 적발되면 술집주인은 상당히 큰 벌금을 내야하고 반복되면 일정기간 문을 닫아야 한다. 이와 같이 정해진 규칙 속에서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술집이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곳이 미국의 술집이다. 그러나 한국은 어떠한가. 폭탄주, 도미노주, 회오리주, 충성주, 심지어는 자신의 신발을 벗어 술을 따라 마시는 일종의 객기까지 나오는 것이 우리의 비뚤어진 음주문화다. 특히 연말에는 직장, 동창모임 등 각종 회식자리에서 마치 1년치 밀린 술을 마시듯 폭주가 보통이다. 더욱이 지난 19일까지 대선기간동안에는 연말 모임행사를 자제했으나 대선 후 마치 때를 기다렸다는듯 시내 주점마다 손님들이 부쩍 늘고 초저녁부터 술에 취해 비틀대는 취객들이 많아졌다. 겨울철 음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모두 음주문화를 새롭게 인식하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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