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개최됐던 이륜차 세미나는 전국에서 모여든 이륜차 관계자들의 열띤 토론으로 지정한 시간을 훨씬 넘어서야 끝낼 수 있었다. 지정된 토론자는 물론이고 참석한 방청객들의 발언은 끝이 없을 정도로 각종 문제를 제기했으며, 대안 제시와 함께 해결의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여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이륜차 세미나에는 방청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라이더들과 일선 담당 부처인 경찰청의 주제 발표도 있어 이륜차에 대한 각각의 시각차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체 좌장을 맡았던 본인으로서는 3시간 이상의 회의를 주관하면서 지금까지 물밑에 가라앉아 있던 우리의 치부를 물 위로 밀어내는 계기를 제공하였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제2의 교통수단이 된 이륜차

등록, 무등록 이륜차를 합해 약 300만 대가 운행된다고 추정된다. 인정하던 인정하지 않던 제 2의 교통수단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면서도 결코 보이기 싫었던 대표적인 치부로서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분야가 이륜차다. 퀵서비스와 폭주족으로 대변되는 가장 대표적인 부정적 특징을 내세우면서 어느 누구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고 제기 자체를 금기시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륜차는 관련 모든 분야가 문제를 안고 있다. 시대적으로 뒤진 전근대적 법규와 제도는 물론이고 후진적 유통시스템, 기술적인 측면도 일반 사륜차와 비교해 매우 뒤쳐진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륜차 문화 자체도 매우 후진적이어서 선진 레저 문화와는 매우 뒤떨어진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륜차인들의 자정 노력도 부족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 지도 모를 정도로 실타래가 엉켜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시장 자체도 열악해지면서 IMF 이전의 30만 대 수준에서 이제는 약 14만 대 수준으로 전락하는 상태가 되어 남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빈사상태가 됐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상처투성이인 이륜차 문제를 어디부터 다루어 해결할 것인가? 답은 하나하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불만과 문제점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지만 종합적으로 한꺼번에 해결하기에는 주변에 주는 부정적인 요소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요소가 뇌리에 박혀있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긍정적인 요소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하나 문제점에 대해 현황과 대안을 생각하고 선진국과의 사례도 비교하면서 체계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우선 왜 문제가 되는지 제시하고 그 영향을 분석하며, 이에 대한 대안을 합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선진 사례의 제시는 필수적이며, 이를 자료화해 개선안과 특성을 비교하면서 기대효과도 제시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세미나나 포럼을 개최하면서 담당자를 초빙해 설득도 하고 언론매체에 호소도 하면서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빠르면 수개월이 소요될 수도 있고 수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결과도 없이 고생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끈기와 인내를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세미나장에서 의견이 상반된다고 해 상대를 비방한다든지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듯한 자세를 취해서는 절대로 제도적 개선을 기대할 수는 없다. 공식적인 장소인 만큼 예의를 지키면서 최선을 다해 설득한다면 분명히 어느 정도의 효과는 나타나리라 확신한다.

                  끈기와 인내로 해법 찾아야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성급하게 다루지 말고 차근차근히 침착하게 하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가슴은 뜨겁지만 머리는 냉정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기이다. “역시 이륜차인은 달라”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심어질 때 이미 전용차로에 들어선 모터사이클을 생각하는 것도 절대로 무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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