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대학교 총장이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교수도 있고 주중에 골프도 치는 교수도 있다고 발언해 교수사회에 대한 관심 못지 않게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나도 열심히 읽으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교수사회를 너무 단편적으로 보는 시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권 중심의 명문 몇 개 대학만을 주로 언급해 전체를 대변하기에는 너무 미흡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일반인들이 교수를 단 방향으로만 보는 시각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생겼다.

                학생 모집 언급회피는 기본예의


전국에는 전문대학을 포함해 수백 개의 대학이 산재하고 있으며, 어느 대학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신생 대학도 계속 설립되고 있다. 이러한 지방의 대학 상당수가 점차 부족해지는 신입생 자원 부족현상을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실정에 있다. 수십 개 이상의 대학이 매년 50%의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고 있어서 매년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에 있는 대학도 비일비재다. 이러한 대학에 근무하는 교수들의 경우 일년 내내 신입생을 구하고자 전국을 다니면서 고교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까지 당하고 있으며,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학과의 정원 몇 % 이상이 되지 못할 경우 학교를 그만둔다는 연간 계약서까지 쓰고 있는 상황으로까지 몰리고 있다.
 
간혹 다른 대학 교수와 모임을 갖는 경우에 대학 학생 모집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는 것은 이제는 기본예의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에서 어려운 유학을 통해 학위까지 받아 온 어느 교수는 내가 대학에 근무하는 목적이 교육을 가르치려고 있는 건지 학생 수급을 위한 영업 목적으로 있는 건지 분간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럴 진데 앞서 언급한 ‘딴 짓하는 교수사회’는 다른 세상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겠다.
 
내가 다니던 예전에는 지도교수는 접근하기 힘든 어려운 스승이었다. 상담 차 교수실에 가기도 어렵고 수업시간에도 어쩌다 질문을 하는 경우에도 어렵게 어렵게 얘기를 꺼내야 하는 실제 그림자도 밟지 못하는 ‘진정한 스승’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스승상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학생들의 태도 및 경향도 많이 변화되어 엄격하고 위엄 있는 전형적인 교수상보다는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다정다감하고 챙겨주는 형님 같고 오빠 같은 교수상을 선호하는 듯 보인다.
 
특히 대학에서도 학교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학교의 홍보는 물론 취업률 제고를 위해 일선의 교수들에게 각종 역할을 요구하고 있어 이제 교수는 단순히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에서 교내·외의 다양한 활동은 물론이고 특히 산학 활동 등에 적극적인 성격을 요구하는 CEO적인 성격을 바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슈퍼맨'적인 기질을 요구하는 대학사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 교수들이 본연의 임무인 교육을 기반으로 얼마나 성실하게 제 역할을 하느냐이다. 기본 의무사항인 교육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에만 매달리는 교수들도 있을 것이고 사회적 봉사에 의미를 두는 교수도 있을 것이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대학의 이미지 제고에 노력을 기울이는 교수도 있을 것이다. 제자들의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교수도 있을 것이고, 인간적 측면을 강조해 면담 등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주력하는 교수도 있을 것이다. 방법상의 문제인 것이며,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교수상은 누구도 정답을 낼 수는 없다. 도리어 어떤 측면에서는 현재의 대학은 학교 내의 교육은 기본이고 다른 외적인 다양한 요소를 요구하는 ‘슈퍼맨’적인 기질을 요구한다고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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