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의 성탄절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봉건제도시대에 장원 영주의 저택에서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렸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는 풍습도 영국에서 시작됐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에 통나무를 통째로 들여다가 벽난로 옆에 갖고 놓고 옛날의 풍습대로 온 가족이 통나무 위에 앉아 본다. 이어 활활 타오르는 불길처럼 새해에는 행운이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통나무를 벽난로에 넣기 전에 인사한다. 미국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분주했던 생활 속에서 크리스마스 예배에 참석한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리는 음악회 행사에 참석하고 함께 축제를 즐기는 등 한해 중 가장 눈에 띄게 사랑이 넘치는 계절이다. 이날을 맞아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여러 장식들을 집 안팎을 꾸미며 벽난로 앞에 모여 앉아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밤이 깊은 줄 모른다. 교회와 성가대원들은 크리스마스가 가까와 올 즈음에 각 가정을 방문하면서 캐롤을 불러 준다. 한국의 성탄절도 만인의 축제다. 교회에서의 행사는 누구나 성탄절을 축하하고 신도들이 서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나누며 성가대원들은 동네를 순회하면서 캐롤송을 부르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또한 시내 상점마다 캐롤송을 틀어놓고 손님들을 기다리는 등 성탄절이 마치 국경일처럼 느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탄절 분위기가 상당히 퇴색한 것 같이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 시내 곳곳에서는 취객들만 눈에 많이 띄고 주점마다 성탄절과 송년회 등의 이유로 술을 마시며 흥청망청 기분만 내는 분위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부 가정에서는 자녀들은 가족들보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어떤 어린이는 컴퓨터 앞에서 혼자만 즐기는 게임과 채팅에 푹 빠져있는 것이다. 아기예수 탄생일은 종교와 관계없이 서로 축하하는 축제일이다. 오늘이라도 성탄절을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자그마한 케잌에 촛불을 켜 놓고 모두들 내년을 기약하면서 성탄일을 축하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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