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고잔동일대 광활한 (주)한화의 화약창고 부지가 친환경적 저밀도 주거단지로 개발될 전망이라는 소식이다. 팽창하는 시세 규모나 급증하는 인구에 따른 주택지 수요에 맞춰 시내에 주거지 확보는 필수적이다. 이제 인천시내에서 대단위 주거지로 개발할 곳이라곤 서구 검단일대와 송도신도시에 그칠 정도인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한화의 화약창고 부지를 친환경적 저밀도 주거단지로 개발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아니 바람직한 추세일지도 모른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화가 고잔동 일대를 주거 및 체육시설로 개발하겠다며 남동구청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인천시가 이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한화측은 개발대상부지 76만여평중 24만여평에 1만3천여가구의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나머지 지역에 녹지 및 공원과 18홀 규모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구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얼핏보면 개발대상부지의 3분의1 정도만 주거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친환경적이고 전원풍의 신도시가 들어설 것처럼 보인다. 또 녹지와 공원이 충분히 확보되고 골프장까지 들어선다고 하니 인천의 새로운 노른자위로 급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또한 수십년간 화약류를 제조, 생산하던 부지가 이젠 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사업추진에는 큰 걸림돌이 없다는 게 인천시의 입장인 모양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현재도 대한주택공사와 시민단체가 법적 싸움 일보까지 접어든 마찰이 일고 있는 논현2택지개발사업지구와 국내 최대의 남동공단이 한화 부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갯골 건너편엔 시화공단이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기에 그렇다. 시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완충녹지를 확대하고 기존에 조성된 습지와 유수지, 구릉 등은 원형을 보존하는 친환경적 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또한 택지개발에 따른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부분 인프라 확대와 쾌적한 주거환경 보전을 위한 저밀도 개발을 사업자에게 요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규모 개발사업이라는 점에서 남동구에 맡기지 않고 시에서 주체가 돼 우려되는 부분을 모두 고려해 개발사업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개발이 능사가 아니라 환경보전과 주민생활환경 개선에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특정 기업의 수익성 사업추진에 행정력이 오용되지 않도록 당국자는 철저하고 신중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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