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그렇듯 여느 해보다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다시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떠올랐다. 특히 2005년은 어느 해보다 희비가 엇갈렸지만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 사건이 많은 한 해인 것 같다. 위부터 아래까지 정체성을 흔들리게 했던 경우가 많아 마음의 아픔이 더욱 큰 것 같다. 황우석 박사 사건의 경우도 누가 잘못이고 누가 잘한 것인지 혼동을 주기에 충분하고, 어디가 기준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한 듯 하다. 아쉬운 점은 그 동안 우리가 이룬 소기의 성과마저 버리는 기우를 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그 동안 쌓아온 성과를 잃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좀 더 체계적으로 기획을 하고 냉철한 수순으로 진행했다면 하는 생각이 아직도 남는 것을 보면 분명히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아쉬움이 가지지 않는 한 해

  사립학교법 개정 등 크고 작은 많은 사안들이 너무 너무 한 쪽만을 생각하고 양편으로 가르는 역할을 하는 경향이 있어 예전의 논의하고 합의하는 모습이 사라진듯 해 더욱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물론이고 매체, 학계 및 업계 등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임무가 무엇이고 어떤 기준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 기본 흐름에 맞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물질세계보다 정신세계에 몰두했던 옛 조상들의 슬기로운 지혜를 새삼 엿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요, 좁은 국내보다 저 넓은 해외를 보면서 선진 기준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며, 어느 시골 마을 아낙네의 순수한 마음을 느끼면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보고 느끼고 가슴을 움직이는 본보기가 너무나도 많은데 이들 하나하나를 너무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슴 벅차게 하는 뉴스도 많은 한 해였다. 올해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은 또 하나의 희망을 낳고 있고 동아시아를 휘어감던 한류는 이제 세계로 나아가고 있어 세계 조류의 한 흐름으로 가세할 움직임이다. 세계를 주름잡는 헐리웃 영화도 국내에서는 맥을 못추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 영화 점유율 60%에 근접하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었다. 반도체는 물론이고 LCD 등을 이용한 가전제품, 자동차, 조선, 휴대전화 등 첨단 기술집약형 산업기술이 세계를 석권하고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 제품을 자랑스럽게 볼 수 있게 된 것은 그 동안의 우리의 피나는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결과이기도 하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붐을 이룬 분야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5천 년 역사를 꾸준히 이어오면서 심화된 정신세계와 이를 이어주는 손감각 등이 어우러진 결과인 듯 하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경로사상과 가족중심의 유교문화도 한 몫하고 있고 1천500여 년을 이어온 ‘젓가락 문화’, 이른바 밥상머리 문화도 역할을 했다고 판단된다. 한류를 이끄는 드라마 등에 숨어있는 풍부한 시나리오는 우리의 정신세계에 숨어있던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도출이 역할을 했을 것이고 배우들의 신들인 듯한 연기는 전통적인 한국인들의 기질을 나타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족기질이 어우러지는 새해가 되길

  세계 초일류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기본 바탕에는 머리와 손이 어우러진 손감각이 함께 해 최고 디자인의 최첨단 제품이 양산된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감각은 스포츠에서도 나타나 골프, 양궁 등 손감각이 좌우하는 분야의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에게는 절망보다 희망을 표현하는 능력이 더욱 크고, 부정적인 요소보다 긍정적인 요소를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이 더욱 풍부하다. 남을 탓하기보다 남을 아우르고 함께 하고자 하는 이웃사랑의 마음이 더욱 높고, 언행일치로 남을 배려하는 진정한 협동심이 항상 마음 한구석에 있으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를 극복하는 철두철미한 민족의식이 기저에 깔려 있다. 2006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 기질이 어우러질 수 있는 원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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