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직 경찰공무원의 근속승진이 순경에서 경장까지 7년, 경장에서 경사 8년, 경사에서 경위가 9년으로 재조정될 것으로 보이자 하위직 경찰관들이 동요는 물론 불만이 높게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경사에서 경위로 승진할 경우 대상자의 30∼50%만 선발한다는 방침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개정된 경찰공무원법 내용 = 하위직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구성된 무궁화클럽은 경찰공무원법을 개정, 근무 연수에 따라 승진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펼쳤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난해 12월 8일 근속승진을 경사에서 경위까지 확대하고 경장과 경사의 근속승진을 1년씩 단축하는 내용의 경찰공무원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순경의 경우 6년만 근무하면 자동으로 경장으로 승진하고 경장에서 경사까지는 7년이 걸리며, 경사는 8년을 근무하게 되면 경위로 자동 승진할 수 있게 됐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기 전에는 순경에서 경사까지는 각각 7년과 8년을 근무해야 했으며 경사에서 경위는 자동이 아닌 심사로 진급할 수 있었다.
 
▶경과 = 근속승진이 경위까지 확대되고 기간도 1년씩이 단축되자 하위직 경찰관들은 잔뜩 고무된 분위기였다.
 
하지만 개정된 경찰 공무원법에 대해 다른 직종 일반직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대두되면서 이 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으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6일 노무현 대통령은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요구가 있었지만 열린우리당이 통과시킨 경찰공무원법은 공포하되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가 보완 입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총리실과 경찰청 등에서는 경위까지 근속승진 범위를 확대하되 기간은 순경에서 경사까지를 각각 7·8년으로 정하고 경위는 9년으로 하되 자체 평가를 강화, 사법경찰관에 적합한 승진 규정을 두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하위직 경찰관들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 이는 사실상 거부권 행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위직 경찰관 불만 고조 = 이 같이 경찰공무원법 재개정이 경찰 내부로 알려지면서 승진에 부풀어 있던 경위 이하 하위직 경찰관들의 실망은 커지고 있다.
 
경사 8년차인 한 경찰관은 “경찰에 투신한지 20년이 넘었고 나이도 40중반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이파리 4개의 설움을 겪고 있다”며 “인사 적체로 인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은 안다면 지난해 개정된 법안이 통과됐어야 마땅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신분 노출의 위험이 없는 인터넷 상에서 이번 재개정안의 불만 표현은 최고조로 달하고 있다.
 
대한민국 무궁화 클럽(http://www.krosk.or.kr)에 글을 올린 누리꾼 ‘액션폴리스’는 “대통령이 보완입법이라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경공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사실을 이제 알겠다”며 “입법부를 통과한 법률을 행정부는 보완입법이라는 명목으로 입법부를 기만하고 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경찰 내부에서는 ‘노조를 만들어 대처하자’,‘오는 5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현 정권을 심판하자’는 내용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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