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화훼농가들이 ‘강추위와 고유가, 불경기, 엔·달러화 약세’라는 4중고에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등 어느해보다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15일 도내 화훼농가들에 따르면 고유가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겨울은 평균 기온도 기록적으로 낮아 화훼 생산비용이 지난해의 2배에 달하고 매출부족현상도 보여 생존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

강추위와 고유가로 인해 화훼농가들이 종전보다 2배이상 늘어난 영농비 부담을 감당치 못하고 꽃 재배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하면 일부는 이미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때문에 일부 화훼재배농가에서는 기름보일러를 철거하고 연탄으로 난방을 대체하고 있지만 연탄으로 온실의 온도를 맞추다 보니 여기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로 인해 꽃과 나무들이 누렇게 시들거나 말라죽는 현상마저 발생해 화훼농가에서 애써 가꾼 식물들이 그냥 버려지는 경우마저 생겨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도내의 대규모 화훼농가 대부분은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이나 엔화 약세에 이어 최근에는 달러화 약세까지 겹치자 수출길도 사실상 막혀 막막해 하고 있다.

수출이 어렵자 훼농가들은 내수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장기간의 국내경기 침체로 내수도 크게 줄어 꽃값 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화훼농가들은 지난해 1월의 경우 1단에 7천~8천 원은 받았던 겨울철 백합 출하를 준비하고 있으나 올 겨울 출하 가격은 30%이상 떨어진 1단에 4천~5천 원대로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도내 화훼농가들은 이미 장기간의 시간과 많은 비용을 투자한 상태여서 겨울철 농사를 포기하지도 못한 채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도 없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등 시름에 잠겨 있다.

화훼재배농민 이모(50·고양시 덕양구)씨는 “난방비용 급증은 유가 상승에도 이유가 있으나 아무리 난방시설을 가동해도 하우스내 온도가 좀처럼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강추위 때문에 부담이 배가 있다”며 “앞으로 이런 실정이 계속될 경우 화훼농가들의 줄줄이 도산될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도내 화훼농가는 총 3천165곳이며 국화, 장미, 백합 등 화훼재배면적은 전국 재배면적의 17%가량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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