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영화를 불법으로 내려받아 보는 네티즌들이 늘어나면서 비디오 대여점들이 큰 타격을 입어 그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16일 경기지역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전국의 비디오대여점 수는 2만곳에서 6천~7천곳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것.
 
비디오대여점 프랜차이즈 업체 '영화마을' 한상준 이사는 “영화를 보는 사람이 줄어든 게 아니라 영화보는 방식의 변화로 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어 안타깝다”며 “새로 문을 여는 곳이 한달에 1∼2곳에 불과할 정도”라고 밝혔다.
 
인구 6만 명인 과천시의 경우, 한 때 20곳이 넘었던 비디오 대여점이 지금은 불과 3곳으로 줄어들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천 S비디오 대여점 홍모(43)씨는 “비디오테이프나 DVD를 빌려보는 주 고객층이 젊은 세대인 10~30대인데 이들이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주변 비디오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많은 대학가의 경우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매달 5∼6편의 영화를 컴퓨터로 본다는 회사원 최모(30·수원)씨는 “집 근처비디오대여점은 거의 만화대여점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향에 편승해 최근 출시되는 컴퓨터들에는 모니터 화면을 텔레비전으로도 보낼 수 있는 TV-OUT 단자가 갖춰져 있는가 하면, 이런 기능이 없는 컴퓨터를 위해 'TV 엔코더'라는 장치가 10만 원 안팎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또 비디오, DVD 플레이어 같은 AV기기 없이도 불법으로 받은 영화를 텔레비전의 큰 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되자 비디오. DVD 플레이어도 판매량이 감소, 이마트 수원점의 경우 전년에 비해 2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이에따라 비디오 대여점 업계는 불법 동영상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대책을 강구중이다.
 
영화마을 한상준 이사는 “업계 관계자들이 정기적인 대책 모임을 갖고 있으며 영화 등 저작권 위반사례 처벌에 있어 친고죄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론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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