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326년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 정복에 나섰을 때 인도의 여러 국왕들 중의 한사람인 포러스왕과 인도 서북부의 히다스페스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알렉산더 대왕은 불과 1만1천명의 기병과 보병으로 감히 기병·보병·상군(코끼리부대)으로 구성된 3만명의 포러스 군을 상대로 마치 무모한 듯한 전쟁을 벌인 것이다. 특히 강을 사이에 두고 양군이 포진해있어 상대를 치기 위해서는 도하가 불가피했다. 알렉산더는 매일 밤 그의 부대를 강 건너 적이 바라볼 수 있는 강가에 횃불을 켜든 채 배들을 띄워 병력들을 그 배위에 태우고 함성을 질러 마치 도하공격을 시작하는 것처럼 하다가 돌아오곤 하는 행동을 반복하게 했다. 포러스 부대들은 그때마다 방어상태에 돌입해 긴장상태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곤 했는데 그런 날들이 계속됨에 따라 반복된 긴장은 결국 서서히 풀어졌고 나중에는 알렉산더군의 진짜 기습적 도하공격에 당황해 혼란에 빠진다. 적보다 3배의 우세한 병력을 가진 포러스 군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궤멸되고 말았던 것이다. 알렉산더의 기만전술의 저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늘 하던 그 짓을 또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안이하게 대처한 포러스 군의 참패 교훈은 전쟁사를 공부한 직업군인들이면 다 아는 전술이다. 지난 `6·29 서해교전'을 보면 올해들어 북한 경비정의 NLL침범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 특히 6월에만 북측 해군 경비정 침범이 다섯 번이나 있었다고 하니 군의 고위층은 여기서 북의 숨은 전략(히다스페스강 전투)을 읽었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우리 장성들이 북측의 장성들에 비해 전쟁사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니길 희망해본다.
(南)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