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슈터' 김영만(30.창원 LG)은 1일 인천 SK전에서 어느 때보다 자유로워 보였다.

연말부터 고생해 온 독감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날렵하게 골밑을 파고드는 유연함과 정확한 중거리슛이 위력을 떨쳤고 악착같은 수비도 돋보였다.

특히 트레이드돼 온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동료들과의 호흡도 척척 맞았다.

당대 최고의 스몰포워드라는 평이 무색하게 올 시즌을 앞두고 옮겨간 서울 SK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겉돌던 김영만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이 김영만을 단 하루만에 이처럼 편안하게 만들었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당시 실업팀이던 기아자동차에 뛰어든 95년부터 한솥밥을 먹어 온 중앙대 선배 강동희(36)가 그 이유였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이들은 울산 모비스에서 시즌 전 각각 LG와 서울 SK로 이적해 적으로 맞섰지만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다시 의기투합했고 언제 헤어졌었느냐는 듯 곧바로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김영만이 LG에 새 둥지를 트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것 못지 않게 김영만의 가세는 선두를 질주하며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꿈꾸는 LG에도 큰 힘이 될것으로 보인다.

내외곽 어느 곳에서나 슛을 넣을 수 있는 공격력도 반갑지만 `수비 5걸상'을 두차례나 수상할 정도로 찰거머리같은 수비력이 김태환 감독을 더욱 들뜨게 한다.

김 감독의 의중을 꿰뚫은 김영만은 1일 경기에서 상대 주포 문경은에게 단 한개의 야투 성공도 내주지 않고 단 2득점으로 완벽하게 묶으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지난 3차례의 맞대결에서 문경은이 평균 24득점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김영만의 가세가 LG 수비를 얼마나 업그레이드 시켰는 지를 뒷받침해 준다.

또한 조성원과 포지션이 겹쳤던 조우현의 활용도도 커져 조우현은 이날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4쿼터에서 3점슛을 연달아 터뜨리는 등 해결사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김영만은 "팀에 공격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수비에 더 집중하려 한다"면서 "팀이 잘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합류해 부담이 크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태환 감독도 "김영만의 가세로 수비가 한층 탄탄해졌지만 공격력도 기대하고 있다"면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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