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악순환은 대학입시제도, 학벌주의와 사회에서의 고용 관행, 학부모의 과열 경쟁의식 등에서 기인하고 있다. 결국 사교육비의 과다 지출은 학교교육을 소홀히 하게 되고 이러한 학교교육 경시현상은 교육의 목표인 전인교육을 어렵게 했으며 교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학부모 계층간의 위화감만 조성하고 있다. 오늘날 교실붕괴나 학교불신 풍조가 사교육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할 수 없게 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과외와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어느 정책도 과외를 막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 본고사를 폐지해 과외를 잡으려 했으나 물거품이 됐고 수능을 쉽게 출제해 봤지만 변별력 상실로 입시 혼란만 야기했을 뿐이다. 현정부가 2002년부터는 대학무시험전형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고 한가지 특기만 있으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했으나 이 역시 교육현장에서의 이론과 실제와의 괴리가 워낙 커서 공교육에 대한 불신만 자초한 꼴이 되고 말았다.
과외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학교교육을 내실화해야 하나 워낙 막대한 예산이 뒤따르는 문제여서 단기간에 해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대학 정원보다 고교졸업생이 적어 과외가 완화될 것이라고 하지만 특정대학이나 인기학과 경쟁으로 인해 해결책은 못된다고 보여진다. 또 일부 전문가는 시장경제에 맡기자는 의견도 있으나 정착단계에까지 생길 폐해가 적지 않을 듯하다. 따라서 사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여건의 획기적 개선, 학교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화, 입시제도의 개혁과 함께 학력보다는 능력을 위주로 하는 사회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하며 학력간 임금격차 해소, 학부모의 과열경쟁의식 계도 등이 장기적으로 병행돼야 할 것이다. 곧 들어설 새 정부의 공교육정상화 대책이 사뭇 궁금해진다. 부디 인기위주의 단발성 정책이 아닌 말 그대로 백년지계를 내다보는 정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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