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의 지상건설과 주민들의 지하화 요구가 팽팽하게 맞서 지난 8년여간 평행선만 그어오던 수인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철도청의 인천구간 지하화 검토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보도다. 철도청이 연수∼송도역 구간을 지하로 건설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며 이를 실시설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철도청이 밝힌대로라면 일단 인천시민들이 요구하는 연수∼송도역 구간 지하화에서 연수역 지하건설을 제외한 구간 지하화는 반쪽 정도 관철된 셈이라고 보여진다. 시민들은 수원에서 출발한 열차가 소래∼남동역을 거쳐 연수구 도심으로 진입하면서 지하로 들어가 연수역∼청학∼송도∼인천역까지 지하로 운행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철도청은 당초 전 구간 지상건설안을 제시했다가 송도역∼인천역 구간의 지하건설로 후퇴한 다음 이번에 지하건설 구간을 한 구간 더 늘리는 건설계획을 내논 것이다. 철도청의 계획을 보면 연수역까지 지상으로 달려온 열차가 연수∼청학역 중간 깃점에서부터 지하로 들어가 송도∼인천역까지 땅밑을 달린다는 것이다.

철도청이 제시한 이번 계획은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우선 공식적으로 연수∼송도구간 지하화를 발표한 게 처음이라는 점이다. 물론 정확히 말하면 연수역에서부터가 아니라 연수∼청학역 중간에서부터 송도역 구간을 지하화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한 단계 발전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 하나는 비록 장기적으로 화물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토를 달고 있지만 일단 화물선은 배제된다는 점이다. 정부의 인천항 종합개발계획안을 보더라도 인천역쪽에서 나오는 화물은 인천내항의 규모 및 기능축소로 사실상 크게 줄어들 것이 분명하므로 화물선 병행건설 명분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송도신도시의 경제자유구역 건설과 송도신항만 건설 등 주변 여건변화는 화물선의 인천역(도심통과)운행을 가로막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연수역이 지하로 건설돼 열차가 남동∼연수역 구간 중간 깃점에서부터 지하로 들어가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와 연수∼청학역 중간부터 지하로 건설하겠다는 철도청간의 이견 해소다. 인천시와 철도청은 이제야말로 무엇이 국제도시 인천에 걸맞는 건설방안인지 정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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