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기관차냐, 호화군단이냐?

무패가도에 오른 도로공사와 국가대표팀과 다름 없는 현대건설이 배구슈퍼리그 초반 선두 길목에서 충돌, 첫 기싸움을 펼친다.

오는 10일 목포 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양 팀간 첫 경기는 향후 여자부 판도를 가늠할 빅카드로, 미녀 스파이커 한유미(현대건설)-송이(도로공사)의 첫 자매 대결까지 곁들여져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KT&G(1승1패)를 제외한 4팀이 3경기씩을 소화한 현재 여자부 선두는 3승의 도로공사.

도로공사는 LG정유(3-0)를 시작으로 흥국생명(3-2)과 라이벌 KT&G(3-1)를 연파했지만 현대건설(2승1패)과는 지난해 11월 전국체전 이후 첫 만남이라서 긴장의 끈을 바짝 당기고 있다.

일단 최근 전적에선 현대건설이 3승으로 우위다.

현대는 체전에서 도로공사를 3-1로 눌렀고 바로 앞서 열린 실업연맹전에선 3-2,3-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전력이 슈퍼리그 개막과 함께 몰라보게 좋아져 섣불리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도로공사는 리베로 박혜숙의 안정된 서브리시브가 세터 김사니의 정확한 토스워크와 톱니바퀴 돌 듯 맞물려 돌아가면서 팀 전력이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다.

아울러 부상에서 회복한 센터 김소정이 탄탄한 수비와 한 뼘 높은 블로킹으로 공,수에 활력을 더해 임유진과 박미경의 좌,우 예봉까지 한결 날카로워졌다.

인화와 조직력을 중시하는 김명수 감독의 흐름을 꿰뚫는 임기응변식 용병술도 보이지 않는 강점.

김 감독은 "멀리 결승까지 보고 있다"며 "현대전을 예비 결승전으로 보고 베스트 전력을 풀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죽지세의 도공에 맞서는 현대건설은 뜻밖에 느긋한 표정이다.

구랍 31일 KT&G에 발목이 잡혀 29연승에서 멈춘 게 오히려 보약이 됐다는 것.

유화석 감독은 "KT&G전 패배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연속 출전에 따른 피로 누적과 연승의 부담감이 작용한 것"이라며 "도공 경기는 상대의 공격루트를 파악했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 팀 감독 모두 고비 때 꺼내들 `필승 카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비켜갔지만 도공은 세터 김사니를 축으로 한 공격 다변화로, 현대는 장소연.정대영.이명희의 센터 속공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블로킹이 낮고(도공) 스피드에선 뒤진(현대) 서로의 아킬레스건에 칼끝을 겨냥한 것이다.

한유미.송이 자매의 자존심 대결까지 얽힌 이날 경기에는 특히 목포여상 감독출신인 김명수 도공 감독이 1년 만에 금의환향,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을것으로 보여 이 또한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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