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방송된 SBS `뷰티풀 선데이'의 `100인 천사' 코너가 “연예인의 인권을 무시하고 조롱했다”는 이유로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100인 천사'는 연예인들의 단점을 MC와 심리전문가, 그리고 100명의 `수호천사'가 힘을 합쳐 고쳐 준다는 의도에서 기획된 코너로,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진행된다.
 
문제가 된 이날 방송에는 최근 6년의 공백을 딛고 가요계로 복귀한 가수 김완선씨가 출연했다.
 
제작진은 재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평소 멋진 프로포즈를 받고 싶어했던 그녀의 소원을 들어준다며, 김씨 몰래 갖가지 이벤트를 꾸몄다.
 
그러나 제작진은 `막판에 극적 감동을 끌어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시청자들이 보기 민망할 정도로 김씨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과도한 연출력을 발휘해 감동은 커녕 비난을 샀다.
 
우선 `100인 천사' 제작진은 김완선씨에게 `멋진' 청혼을 할 상대자로 개그맨 서동균씨를 내세운 뒤 모 스포츠신문 1면에다 `서씨가 김완선을 사랑한다'는 내용의 허위기사를 실어 김완선에게 보여줬다.

곧 이어 서씨는 김완선에게 장미꽃 100송이와 곰인형 등의 선물공세를 펼치면서 기사 내용이 사실인 듯 믿게 했다.
 
또한 제작진은 서씨의 전 애인이라는 여인을 등장시켜 김완선을 두고 큰 소리로 애정싸움을 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김씨의 반응을 몰래 카메라로 살폈다.

내막을 모르는 김완선은 갑작스럽게 이어지는 돌발 상황에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뿐만 아니다. 제작진은 “김씨에게 자신감을 키워준다”며 `스타 따라잡기'라는 가짜 연예 프로그램에 그녀를 심사위원으로 출연시킨 뒤 당황하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힘을 쏟았다..
 
김완선의 춤을 따라하는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김완선) 언니 노래가 너무옛날 거라서 아는 게 하나도 없다”며 느닷없이 가수 김현정의 춤을 따라하는가 하면김완선의 의상을 차려 입고 나온 또 다른 참가자는 “집에서 촌스러운 옷만 골라 입고 나왔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이는 “주얼리 사랑해요”를 외치기까지 했다.
 
김완선은 무대 한 편에서 내내 굳은 표정으로 이들의 `만행'을 지켜봐야 했다.
 
또한 제작진은 “김완선이 너무 바빠 다른 가수의 최신곡은 잘 모른다”는 점에 착안, 80년대와 2000년대 인기곡 댄스대회를 열어 그녀와 개그맨 홍록기 등을 무대로 불러냈으나 최신곡을 잘 알지 못하는 김완선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서 있어야 했다.
 
이 방송이 나간 뒤 `뷰티풀 선데이'의 인터넷 게시판과 방송위원회 시청자 코너, 김완선의 공식팬클럽 `완선사랑'에는 “시청자들도 보기 민망하고 화가 날 정도로 김완선에게 모욕감을 줬다”며 제작진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항의가 빗발쳤다.
 
공식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카페를 개설해야 한다'는 등의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네티즌 고현영(gusdud3748)씨는 “김완선에게 감동과 자신감을 심어주기는 커녕 충격과 당혹스러움만 줬다”며 “`100인 천사'가 아니라 `100인 악마'”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우진(selfcare)씨는 “방송의 상업적 목적을 위해 한 연예인을 이토록 무참하게 짓밟을 수 있느냐”며 “기본적 인권도 모르는 제작진은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뷰티풀 선데이'의 창업지원코너인 `창업사관학교'는 얼마전 2천300만원의 창업자금을 탄 주인공이 단역 배우임이 드러나 `내용조작 물의'를 빚었는가 하면, 당초 속초에서 금강산까지 금강산 뱃길을 따라 도영하겠다던 `통일 바닷가 종단'이란 코너는 북측의 불허로 무산돼 제작진의 안일한 기획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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