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도로공사의 무패행진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현대건설은 10일 목포 실내체육관에서 계속된 2003한국배구슈퍼리그 1차리그 여자실업부 경기에서 강혜미·구민정(20점)·장소연(11점·9블로킹) 등 노장 3인방이고 비마다 활약한 데 힘입어 3연승을 달리던 도로공사를 3-0으로 완파했다.
 
4년 연속 정상에 도전하는 현대건설은 이로써 도로공사와 나란히 3승1패를 기록, 1차리그 전반기를 공동선두로 마감했다.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실감난 한판이었다.
 
현대건설은 도로공사 2년차 레프트 임유진(13점)의 타점 높은 강타와 센터 김소정의 블로킹에 고전, 첫 세트를 13-18까지 끌려갔으나 세터 강혜미의 농익은 토스가 위기 때 빛을 발하며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강혜미는 도로공사가 장해진과 김소정의 범실로 흔들리는 틈을 타 구민정와 장소연에게 각각 C퀵과 이동속공으로 완벽한 노마크 찬스를 열어 18-19로 추격한 뒤 자신이 직접 장해진의 강타를 잇따라 막아 20-19로 뒤집었다.
 
도로공사는 박미경의 이동속공으로 응수했으나 강혜미의 노련한 이단 스파이크와 이명희의 대각 강타를 내주며 다잡은 세트를 놓쳤다.
 
이날 드래프트 1순위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친동생 한송이와 첫 자매대결을 벌인 현대 레프트 한유미(6점)는 1세트 22-21에서 상대 허를 찌르는 페인트와 터치아웃 타법으로 세트를 마무리해 `형 만한 아우' 없다는 진리를 입증했다.
 
신인 중심의 도로공사는 첫 세트를 어이없이 내주자 좀처럼 전열을 회복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기에 바빴다.
 
국가대표 세터 김사니부터 냉정을 찾지 못하고 상대 블로커에 쉽게 읽히는 오픈토스를 남발해 공격의 맥을 끊었고, 라이트 박미경도 팀의 기둥 답지않은 어설픈 플레이로 고비에 약한 고질을 노출했다.
 
반면 현대의 노장 3총사는 갈수록 노련미를 뽐냈다.
 
현대는 2세트들어 구민정의 활약으로 22-18로 앞서다 방심한 나머지 23-23의 균형을 허용했지만 장소연이 장해진의 오픈과 직접 강타를 잇따라 블로킹, 세트스코어 2-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장해진의 공격이 무려 9번이나 차단당한 도공으로서는 특히 2세트 23-23에서 박미경이 결정적인 노마크 속공 대신 멀리 반대편의 장해진에게 긴 토스를 올린 게 그저 답답할 따름이었다.
 
한편 남자실업부에서는 상무가 서울시청을 3-0으로 누르고 2승1패를 기록했다.
 
서울시청은 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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