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용차로제는 시민들의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해 시내교통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운용되는 대도시의 주요 교통정책이다. 이 때문에 일반 차량의 버스전용차로 통행을 막고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해 적발되는 차량에 대해서는 과태료까지 물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시내 버스전용차로제가 당초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교통흐름에 지장을 주고 있고 일부 지역은 버스전용차로가 없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개선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소식이다.

도로교통법과 건설교통부의 버스전용차로 설치 및 운영지침에 따라 인천시내에는 편도 3차로 이상에다 시간당 최대 100대 이상의 노선버스가 경유하는 경인로와 우현로 등 모두 12곳 55.4km에 걸쳐 버스전용차로제가 운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평일 오전 7시부터 2시간, 오후 5시부터 3시간씩 운영되고 있으며 제물포역 앞 등 14곳에는 무인 감시카메라까지 설치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버스전용차로로 인해 교통흐름에 도움을 주는 곳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노선버스가 3개에 불과한 데도 전용차로제가 운영되고 있고 3개 차로 가운데 버스전용차로와 좌회전 차로를 제외하면 직진 차로는 2차로 한 개에 불과해 출·퇴근 시간대에 상습정체현상이 심각하다고 한다. 우회전하는 교차로나 지하차도 입구까지 전용차로가 이어져 있어 차량 정체가 심하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작 버스전용차로가 있어야 할 곳에는 설치되지 않아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는 곳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버스노선을 변경하면서 기존 전용차로를 방치하거나 새로 설치하지 않기 때문이며 전용차로 무인카메라의 위치가 부적절하거나 지역적 특성을 외면해 빚어지는 현상이란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몇대 안되는 버스를 위해 다수의 승용차 운전자에게 피해를 주는 등 인천지역 특성상 버스전용차로제를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승용차 운전자들의 불평은 이해되고도 남는다. 오죽하면 오전중에는 운행을 기피하는 편이라는 택시기사의 말까지 나오겠는가. 인천시의 고충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승용차 운전자들의 불만은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외면해서는 안된다. 시민생활 편익증진에 목적을 둔 제도가 그 목적을 벗어나면 즉시 개선해야 한다. 인천시는 다시한번 시내 교통흐름을 전면 조사해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고 새로 도입할 시책이 있으면 머뭇거리지 말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