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난 13일 오후 2시께 평소 절친한 안산경찰서 모 간부가 전화를 걸어왔다. 지역 정보와 동향을 책임지고 있는 오모(44) 정보2계장이 수원지검 안산지청 수사관들에 의해 전격 연행됐다는 것이었다. 확인결과 오 계장은 박성규 전 안산시장과 그의 친조카 박모씨로부터 모두 억대의 돈을 받은 혐의로 긴급체포된 상태였다.
 
현재 박 전 안산시장과 그의 조카인 박씨, 그리고 이들에게 뇌물을 준 건축업자가 3개월전 구속기소돼 현재 1심 재판에 계류중이다. 검찰조사에서 뇌물수수를 시인한 박 전 시장이 최근 재판과정에서 범죄사실 일부분을 부인하는 등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는 재판 결과 곧 밝혀지겠지만 같은 법정에서 친조카와 서로 다른 진술을 하는 모습은 영 매끄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2계장의 전격적인 검찰연행은 예사롭지 않은 측면이 많아 보인다. 오 계장이 선거와 관련된 업무를 맡아온 데다, 돈이 건너간 시점(2000년 3월)이 당시 박 시장의 안산시장 재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검찰에 연행된 오 계장은 박 전 시장으로부터 받은 1억원은 단순히 차용한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 계장은 이 돈으로 주식에 모두 투자했고, 지금은 주식값이 하락해 깡통 주식에 불과한 상태라고 부연설명을 하고 있다. 이 또한 검찰 조사가 나오면 좀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하고 난 뒤, 안산시 공무원들은 이래저래 안산이 술렁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작금의 사태를 보는 시각이 좀 다르다. 안산이라는 도시가 이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부정과 비리의 사슬이 하나씩 척결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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