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명산들이 관리소홀과 행락객들의 산행으로 심하게 훼손돼 서서히 파괴돼 가고 있다. 인천주변의 계양산과 청량산, 문학산 등이 무분별한 개발과 무질서한 시민들의 등산으로 인해 등반로 주변이 뭇사람들의 잦은 발길로 크게 훼손돼 있다고 한다. 더구나 40~50년된 소나무와 전나무, 산벚나무 등 수많은 나무들이 울창했던 산자락이 잇따른 개발과 음식점 건축 등으로 야금야금 중턱까지 파헤쳐지고 있어 걱정이다.

한때 공원개발이 추진된 바 있는 계양산은 인천의 명산으로 시민들이 쉽게 오를 수 있는 등산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산을 보호하기보다는 무분별한 산행으로 암반마저 갈라놓아 토사가 흘러내려가 자연생태계가 자정능력을 상실해 황폐해하고 있다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더욱이 국보급 문화재인 계양산성은 흔적도 없이 훼손된 상태이고 중턱이 팔각정도 안팎이 낡고 퇴색돼 가고 있어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청량산도 마찬가지다. 송도와 위치적으로 가까운 탓에 전망좋은 산자락은 이미 수년전부터 손님들을 끌기위한 고급 음식점과 카페 등이 점점 들어서 이젠 산중턱까지 올라와 파손된지 오래다. 이런 무차별한 개발로 울창한 산림들이 잘려나가고 있는가 하면 각종 공사로 인한 터파기로 크게 훼손돼 가고 있는 상태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돼 있다는 점이다.

언제부터인지 항도인천은 전국 최고의 공해도시로 변해 날이 갈수록 시민생활 여건이 악화돼가고 있다. 이는 각 공단과 항만에서 발생되는 날림먼지와 소음탓도 있겠지만 인천주변 산들의 산림을 크게 훼손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산림파괴는 최근 인천시가 계양·청량·문학산 등 관내 7개산의 등산로 조사결과가 잘 나타내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등산로를 만들기 위해 산의 곳곳을 크게 파괴시켰다는 점이다. 이 조사에서 무려 180여곳이 파괴돼 산 1개당 평균 26~27곳의 등산로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등산로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대부분의 산들이 낮아 찾는 사람들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한마디로 관리소홀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 인천시민들이 산에서 마음놓고 마실 수 있는 물과 쉼터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라도 인천시 등 자치단체는 산을 보호하는데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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